라디오로 만드는 소외된 이들의 ‘작은 연못’

    - 다큐멘터리 <거리 속 작은 연못> 리뷰   


    류미정(미디어나눔모임 마루)

     

    편집자 주 <거리 속 작은 연못>(감독: 이강길, 출연: 안병천, 유의선)은 금천구의 노점상들이 모여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미디어나눔 모임 마루’의 류미정 님이 이번 영화를 보고 리뷰를 보내오셨습니다.

     

     

     2014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거리 속 작은 연못’의 이강길 감독을 만나봤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로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강길 감독의 아지트는 관악구 중앙동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털털한 외모에 모자를 눌러쓴 모습이 감독이라기보다는 마치 동네 오빠처럼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요? 까칠해 보이는 눈빛이 살짝 낯가림 하는 듯 해 보였지만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통해 소탈한 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영화 ‘거리 속 작은 연못’은 마을이라는 공간에서 공동체 라디오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거리에서 노점상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을이야기를 담았는데요. 마을공동체 라디오 관악FM 100.3MHz -마을 사람들 간의 소통을 위해 마을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하기로 선택한 사람들, 전국노점상연합회 금천지구 -마을에서 먹고 살아가기 위해 노점상을 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의 진솔한 삶과 고단함이 묻어나는 작품이었습니다.



     ‘과연, 마을이란 무엇일까? 마을공동체는 어떻게 이루어져 소통하는 걸까?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만큼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까?’를 고민했다는 이강길 감독이었습니다. 영상에 담긴 장면들을 보면서 개개인이 갖고 있는 소통의 의미를 ‘마을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해 풀어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리 속 작은 연못’ 다큐멘터리의 첫 장면은 마을공동체라디오 관악FM 100.3Mhz의 스튜디오 공사장에서 시작됩니다. 스튜디오 방음 작업에서 녹음 기계와 장비 설치까지 차근차근 방송녹음실의 모양이 갖추어 질 무렵이었습니다. 서울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금천구 노점상연합회원들의 방송교육 일정이 바로 관악FM에서 진행되는데요. 길거리에서 하루 벌이를 위해 노점상을 꾸려가는 전노련(전국노점상연합회)회원 유의선 씨의 주변 이야기입니다. 노점상 단속이 시작되고 의선 씨의 일상은 무척이나 고단해 보였습니다. 마치 삶이 투쟁의 연속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관악FM에서 라디오 방송 교육을 받고, 전노련 회원들 몇 명과 인터넷 방송을 제작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요. 방송장비 설치와 녹음 관련 교육들을 받으며 전노련 회원들과의 소통을 위한 라디오 방송을 기획하게 됩니다.


     하루에 8~10만원정도의 수익만 올려도 살아가는데 힘이 되는 노점장사. 그런데 노점상 단속으로 2~5만원의 수익도 내기 어려워져 노점상을 하는 사람들의 하루는 고단해지기 시작합니다. 전노련 회원 자녀들과 함께 녹음방송 첫 실습이 시작될 즈음에 유의선 씨의 핸드폰 악세사리 노점상 마차가 단속의 대상이 되어, 구청으로부터 철거 명령 스티커가 발부 되었습니다. 결국, 단속에 의한 철거 명령에 불응한 의선 씨의 노점마차는 철거되는데요, 그 철거 과정이 민원 항의로 인한 강제 철거이다 보니 의선 씨는 마을 사람들이 그럴 리가 없다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불법노점상 단속기간에 이루어지는 구청의 단속은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닌데요. 유선 씨는 마차를 철거당할 때마다 매번 벌금 30만원을 내고, 다시 마차를 찾아 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민원 항의로 인한 강제 철거는 납득이 되지 않는 의선 씨였습니다. 결국, 전노련 회원들과 연합하여 구청 앞에서 생존투쟁에 나서게 되는 의선 씨는 관악FM의 도움을 받아 마을 사람들과 소통 할 수 있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전노련 금천지구 사무실에 라디오 방송 장비가 세팅되어지고, 녹음이 시작됩니다. 과연 누가! 의선 씨의 마차를 강제 철거해 달라고 민원 항의로 접수했을까요? 전노련 회원들은 강제 철거 관련 문제를 인터넷 라디오 방송으로 기획하고, 민원 항의 관련 취재를 진행하게 되는데...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이미 상영된 ‘거리 속 작은 연못’은 이강길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다른 느낌의 다큐멘터리 같았습니다. 스스로를 게으른 감독이라고 소개하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아왔지만 아웃사이더라고 말하는 이강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마을공동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알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통을 위한 공동체 라디오 방송이 노점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과연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할지에 대한 답은 찾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서울이라는 동네의 한 구석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쩌면 사회적 제도에서 소외된 계층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노점상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작품일 지도 모르는 <거리 속 작은 연못>. 이강길 감독은 양희은의 노래 ‘작은 연못’에서 다큐멘터리 제목을 찾았다고 하네요. 반면에, 공동체 라디오라는 미디어 매체를 통해 마을 사람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 나갈 수 있는지 그 답을 찾아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남는 아쉬움은, 공동체 사업의 일환인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제안하는 관악FM 사람들의 이야기가 사뭇 기대되었는데 이야기 속에 담아 내지 못한 것 같아서였는데요. 이강길 감독과의 만남은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기에 다음번 작품을 기대해 보려고 합니다.


     끝으로, 이강길 감독은 기회가 마련된다면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에 참여한 전노련 금천지구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

                                                           


    Posted by 마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