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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미디어 리뷰

[9월_리뷰] 성북동 사람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 2호> 리뷰

by 공동체미디어 2014. 10. 12.



성북동 사람들

-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 2호> 리뷰



서순정(<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 독자)


 조금 오래된 드라마를 보면 비싸 보이는 소파에 앉아 다이얼 돌리는 고급전화기의 수화기를 들고 "네~ 성북동입니다" 라는 말은 하는 사모님들이 나오는 장면들이 있었다. 내게 성북동의 첫 인상은 그렇게 드라마에서 부유층이 사는 동네라는 것이었다.


 그런 성북동 주변으로 이사 오게 되고 “소셜다이닝 집밥모임”에서 알게 된 성북동 마을 투어 프로그램을 접하고, 나는 혼자서 돌아보던 골목을 "함께"다니게 되었다. 혼자서 마주하는 골목골목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런 골목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기분은 나누어 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을 골목을 함께 다니면서 만나게 된 인연들을 통해서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라는 마을 잡지를 알게 되었다. 마을잡지라, 아주 생소하였다. 마을잡지를 발간하기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마을잡지의 창간은 2013년 11월 20일이었다. 창간호를 받아 들고, 찬찬히 훑어보았다. 성북동의 유래와 성북동을 오래 지켜온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이발관이야기, 성북동의 예술가이야기들 그리고 동네사람들의 창작교실 작품 시가 실려 있었다. 스쳐 지나가며 만나던 성북동의 모습을 이렇게 책으로 다시 만나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다시 한 번 만나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조금이나마 실감하게 되었다. 혼자 성북동을 그냥 저냥 다닐 때는 큰 도로 주변을 또는 블로그 추천 맛집을 돌아보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구석구석 흔히 보이지 않던 간판들과 골목길을 만나게 되었다.


 도로 주변은 누가 보아도 지금의 현대 서울의 모습이지만 조금만 안쪽으로 굽어 골목으로 들어서면 언제 적인지 모를 성북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현대서울의 모습과 과거 어느 즈음에 정지된 듯한 어느 한적 한 시골마을이 공존하는 성북동. 빛바래진 담벼락과 20여 년을 무색하게 지켜낸 간판들. 성북동을 굽이돌아 앉은 성곽. 저 멀리 북한산과 만화 같은 골목 마을인 북정 마을. 그리고 이런 성북동을 지켜 살아가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잡지가 있다. 성북동 구석구석 소소한 그네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아져 있어 잡지를 보고 있으면 그 구석구석을 찾아가고 싶고,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창간호를 만나고 한 달 남 짓 만에 2호를 만났지만 2호는 창간호 발간 이후 1년이 조금 안된 7월 31일 발행이 되었다. 창간호에 비해 잡지 2호는 조금 더 많은 마을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거울에 반사된 빛에 글이 비춰지는 사라지기 쉬운 현수막 프로젝트라든가 쉬이 알지 못하는 동네의 정성이 가득 담긴 빵집이야기, 법정스님이 계신 던 길상사와 만해 한용운의 고즈넉한 심우장이 있게 된 배경들. 훈민정음을 보관하게 된 간송미술관의 뒷이야기는 쉽게 접하게끔 만화로 소개되어 있다. 일단 더 두꺼워 졌고,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게 되면서 성북동을 다시 보게 되었고 더 찬찬히 마을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조용한 마을 성북동에 최근 들어 찾아오는 발걸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창간호의 어느 글을 보면서 그들 속에 한명인 나를 마주했고 근처에 머무르고 있는 내 모습이 조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마을”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 성북동은 왠지 현대의 서울이었고, 조선시대 사소문 바로 옆에 위치하고, 청와대와 대사관들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의 저택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곳 같았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골목골목 작은집들과 사람들이 있다.

‘성북동사람들의 마을이야기’는 그 오랜 기간을 간직해 온 그 곳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사람이야기이다. 3호, 4호, 5호…….  계속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잡지가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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