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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미디어 리뷰

[8월_리뷰] 마을과 함께 사는 즐거운 용산FM

by 공동체미디어 2014. 8. 28.



마을과 함께 사는 즐거운 용산FM

- 용산FM 리뷰


이남규(용산FM 청취자)


 나는 음악라디오를 즐겨 들었습니다. 지상파 FM 특정 음악채널의 프로그램 이름과 진행자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 순서대로 지금도 욀 수 있습니다. 라디오를 듣게 된 이유는 조그만 가게를 하면서 하루 종일 가게에 있어야 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던 차에 마을 미디어 방송인 ‘용산FM’을 들으면서 큰 방송국 라디오와 쪼그만 마을방송국 라디오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우선 마을방송엔 광고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방송 들은 후 여운을 오래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중간이나 앞뒤로 하는 광고 때문에 여운이 깨지기 쉽지요. (나중에 안 일이지만 마을방송도 광고 편성 가능하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방송의 음질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목소리가 아주 깨끗하고 잘 들렸고, 음악 소리도 낭랑했습니다. 그래서 ‘대단한 장비를 놓고 하는 것일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이것도 나중에 보니 그냥 별로 특별해 보일 것 없는 조그만 장비였습니다. 세 번째로는 라디오 진행자와 출연자가 동네 아는 사람이거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었고, 모르는 분이래도 근처 사는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이게 지상파 방송과 달리 흥미를 끄는 점이었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이거나 동네 사람이다.‘ 이건 듣는 사람에게 왠지 친숙함과 호기심을 일으킵니다. 저절로 듣게 됩니다. 


 용산FM은 거의 2년쯤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나는 작년 3월에 듣기 시작했는데, 프로그램목록에서 방송일자를 보면 2013년 1월 방송분도 있습니다. 우선 롱런하는 방송은 ‘엄마와 딸의 동상이몽’ ‘셰프오리의 요리이야기’, ‘용산언니들의 이야기’ 그리고 ‘용산에서 공동체를’ 입니다. ‘엄마와 딸의 동상이몽’은 벌써 2013년 1월 이래로 50회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딸들이 계급장 떼고(?) 토론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하여간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내다보니,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것을 방송을 듣는 사람도 알겠더군요. ‘요리이야기’는 음식을 주제로 해서 듣는 이에게 요리법과 포인트를 알려주고 맛집 정보도 알려주지만, 실제론 DJ 집안의 자질구레한 사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자잘한 습관이나 집안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용산언니들의 이야기’는 마을방송에 주인은 ‘누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70세가 넘으신 할머니가 왕언니로 모셔지면서 지난 추억담을 동네 지명과 장소를 넘어서 풀어주시니 가만히 듣고 있으면 엄마세대의 추억을 듣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한분이 아프셔서 방송을 쉬고 계시는데 건강히 컴백하셔서 계속 듣고 싶습니다.



 짧은 방송으로 끝났지만 아쉬웠던 방송은, 용산FM의 '옛날방송' 카테고리에 있는 방송입니다. ‘아티스트 나잇’은 단 1회 방송에 그쳤지만, 미술가 앤디워홀의 일생을 심층적으로 전해주는 아주 매력적인 방송이었고, 들은 후 감탄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이 라디오 DJ는 나중에 우리 동네에 ‘린다린다린다’ 카페를 냈습니다. ‘아침에 커피한잔’과 ‘정경미의 영화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방송은 어디 음악방송에서 따로 다운받아서 올려놓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포탈에 가서 검색도 해보았지요.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이분들은 동네 분들인데 각자 사정이 생겨서 계속 진행을 못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한 분은 이민을 가셨다네요. ‘꽃다발 줌마들의 수다’에는 드디어 저희 집사람도 출연을 했습니다. 출연자 이름을 전부 아이디로 대신해 진행을 했지만 우리 집사람 목소리는 랜선을 타고라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방송도 단 한차례 방송으로 그쳤습니다. 참여한 분들 중 몇몇이 라디오 수다 속에서 지나치게 사생활이 공개되는 것이 꺼려진다며 떠났다고 들었습니다. 


 용산FM은 방송활동과 더불어 마을공동체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라디오 공개방송을 해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그 접촉면을 넓혀나갈 예정입니다. 이미 두 번이나 용산동2가 신흥시장 활성화 행사인 마을장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 마을장의 주인인 상인, 학생, 청년, 외국인등 활동주체 및 주민들과의 현장 인터뷰를 통해서 행사의 의미를 다지고 확산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아름답고 흥겨운 음악으로 행사에 한껏 흥을 돋우었습니다.





 30만에 육박하는 용산구민들이 모두 참여하진 못하지만 용산FM 마을라디오 제작을 통해서 재능 있고 관심 있는 동네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인사하면서 존재를 알려나가고 있고, 앞으로는 점점 더 다양해질 것 같습니다. 가깝게는 2014년 5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 총 6강의 교육과 마지막 워크숍을 통해서 새로운 지역 분들의 참여가 이루어졌고, 곧 이분들의 방송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방학을 통해서 지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마을방송 프로그램’도 8월에 운영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참여와 행위를 통해서 우리는 공감과 방향성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용산 FM과 오늘의 과학 기술 발전과 잘 어우러져서 용산에 사는 모든 이들이 대한민국 어디서든 용산FM을 듣고 유쾌해 질수 있는 그날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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