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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미디어축제 DAILY

[DAILY D-23] [인터뷰] 정신장애인도 눈맞춤을 가능하게 한 마을라디오

by 공동체미디어 2015. 11. 22.

2015.11.18(수) D-23 마을미디어 DALIY 

#서울마을미디어축제 #마을미디어데일리 #언제까지_DALIY_할수있을진_모르지만 #주말에는_안해용

 

 

[인터뷰] 정신장애인도 눈맞춤을 가능하게 한 마을라디오

 - 한아름방송국 송수헌 국장  

 

"이 병이 전염병도 아닌데 사람들이 곁을 떠나가요. 그러면서 굉장히 외로워지는데 그때 마을라디오 활동이 도움이 많이 되요.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해주고, 자기 관리에도 도움이 되죠."

 

정신장애인에 의한, 정신장애인과 함께하는 라디오 한아름방송국 송수헌 국장의 얘기다. 송 국장은 "마을에는 다양한 계층이 있지 않느냐"며 정신장애인의 라디오, 한아름방송에 대한 응원을 부탁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정신장애인 방송 한아름방송국의 송수헌입니다. <수요일의 만남> 진행하다가 최근에는 <대본없는 수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어떤 계기로 방송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 원래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어요. 병을 갖고 있으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숨기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2011년 봄 어느날 송파정신보건센터에서 전화가 왔어요. 퇴원하면 지역의 정신보건센터에서 환자를 관리하게 되어 있었거든요.

 

당시는 김어준 팟캐스트가 엄청 유명할 때였는데, 센터에서도 팟캐스트를 하려고 하니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요. 직장도 평일에 쉴 수 있는 곳으로 바꾸고 교육을 받기 시작했죠. 1기 교육생으로서 방송국 이름 짓는 것부터 하나하나 만들어갔습니다.

 

시설 세팅은 관악FM에서, 교육은 마포FM에서 소개해준 달팽이 선생님이 해주셨어요. 계속된 시험방송 끝에 2011년 11월 개국식을 하게 됐죠. 당시는 saycast라고 생방송 시스템을 사용해서 방송을 했고, 2013년부터는 팟빵으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직장도 바꾸실 만큼 욕심이 나셨나봐요?

 

- 병을 숨기고만 살기에는 답답했어요. 병을 드러내고도 의미있게 살고 싶었는데 방송이라는 매체가 나에게 무슨 의미가 될꺼라는 궁금함에서 시작했죠.

 

 

정신장애인이 직접 라디오 활동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먼저 관계맺음의 효과가 있어요. 이 병이 전염병도 아닌데 사람들이 하나들 곁을 떠나면서 굉장히 외로워지거든요. 그런데 방송을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누가 들어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되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보면서 처음에는 눈도 못맞추던 사람들이 눈을 마주칠 수 있게 되요. 자기도 모르게 자존감도 키워지고요. 예전에는 말 시키면 눈 아래로 깔고 그랬던 사람들이거든요.


자기관리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정신장애인들에게 자기 관리는 참 중요하거든요. 약물 관리도 그렇지만 감정적 측면에서 자기 절제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방송을 하게 되면 어쨌든 일주일에 한 번 약속된 시간에 자기 프로그램 녹음해야 되거든요. 그게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큰 도움이 되죠. 예전에는 꿈을 말해보라고 하면 바리스타 정도 얘기하던 사람들이 좋은 대학에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기도 하고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며 사회에 복귀하기도 해요(아, 오해하지 마세요. 바리스타라는 직업 좋기는 하지만 워낙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정신장애인들의 라디오 활동은 당사자 운동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 지금은 저희 한아름방송국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방송이 회복과 치유가 목적인 점이 좀 아쉬워요. 당사자 운동쯤 되려면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점을 찾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 방송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거기까진 못갔죠. 제가 해보려고 해도 아직은 같이 해볼 사람이 없어요. 제 숙제죠.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 하시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마을에는 이주민도 있고 장애인도 있어요. 계층에 특성화된 미디어도 마을미디어로 인정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열정적이고 자발적인 한아름방송국 DJ들에게도 정신장애인 운동의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감사해요. 서울마을미디어의 전체 활동가분들, 자원봉사자분들도 모두 존경합니다.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제 4회 서울마을미디어축제 2015.12.11(금)~12(토) 가톨릭청년회관 다리(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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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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