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마을미디어, "자화타찬"으로 마무으리!
-2014 서울 마을미디어 축제 "자화타찬" 훑어보기
2014년 한 해, 마을미디어와 함께 즐거우셨나요?
벌써 연말이 다가와, 서울 곳곳의 마을미디어들도 각자 한 해의 활동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자리를 갖고 계시겠지요?
지난 12월 5, 6일 이틀간은 서울의 마을미디어들이 함께 모여 올해를 정리하고 자신을 뽐내고 서로를 칭찬하는 자리, 2014 서울마을미디어축제 “자화타찬”이 진행되었습니다.
마을미디어 종류가 다양한 만큼 그 활동을 총정리하는 축제의 프로그램도 다양했는데요, 그 면면을 지금부터 간단히 갈무리해볼까 합니다.
<1일차>
첫째 날인 5일 금요일에는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영상제와 전시가 이어졌고, 그 사이사이에 짧은 마을라디오/마을영상 체험프로그램도 열렸습니다.
2014 서울마을미디어영상제 “마을영화에 올인!”
영상제에서는 각 마을에서 직접 제작한 뉴스, 다큐멘터리, 극영화 등을 총 4가지 테마로 묶어서 상영하고, 감독과의 대화도 진행했습니다. 섹션1은 “마을 풍경에 올인!”으로, 마을의 소식과 동네사람들을 담은 영상들을 모았습니다.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의 마을 영상잡지 <빌리진>, ‘마을신문 도봉N’의 마을소식 방송 <톡톡 도마토리>, ‘아줌마들의 동네탐방 나들이(아탐나)’에서 만든 은평구 사람들 기록 영상 <은평, 골목길 사람들>, ‘디지로마드의 모임’의 청소년 영상교육 기록영상 <꿈을 찍는 카메라>, ‘채널강서발전소’의 동네 뉴스 <지역사회가 네쌍둥이를 같이 키워요>, ‘성북신나’에서 비둘기의 시선으로 동네를 바라본 <성북동 비둘기>와 마을활동을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협동조합 성북신나2014>가 상영되었어요.
상영 후에는 채널강서발전소 박용선 님의 진행으로 영상을 제작한 분들과 대화도 나눠보았는데요, 마을 영상인 만큼 관객 분들은 자신의 동네가 나오는 작품에 관심이 많으셨습니다.
두 번째 섹션 “마을 감독에 올인!”에서는 95분 동안, 총 여섯 편의 마을 극영화를 상영했습니다. 마을미디어 청년 활동가들의 자유분방한 하루를 다룬 <나 홀로 덤에>, 마을 어머님들께서 배우로 출연하신 ‘미디어나눔모임 마루’의 <나의 자서전으로 우리마을 영화 만들기>,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장애인 인권에 관한 주제를 유쾌하게 푼 <할머니의 꿈>, ‘줌마네’에서 동네의 미용실과 의상실을 소재로 만든 <손님>과 <진주머리방>, ‘푸른영상’의 성폭력 피해자 가족들이 직접 감독, 작가, 스탭이 되어 제작한 <향>까지, 알차게 구성된 섹션이었습니다.
상영이 끝나고, ‘노들장애인야학’ 배승천 님의 사회로 감독님들과 이야기도 나눴답니다. 모든 감독님들께서 진지하게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주셔서 더욱 좋은 시간이었어요.
3섹션으로는 특별 초청작! 켄 로치 감독의 <지미스 홀>이 상영되었어요. 이 작품은 아일랜드의 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주인공 지미와 젊은이들이 마을에서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극영화입니다. 해외의 ‘민중의 집’ 관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마을미디어를 하시는 분들과 꼭 함께 보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서 특별히 준비한 섹션이었는데, 다들 즐겁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섹션4는 “마을청소년, 영화에 올인!”이라는 테마였습니다. 말 그대로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고, 출연한 영화들을 모아봤어요. 은평구에서 청소년 휴카페를 중심으로 활동한 ‘마을미디어공동체’의 스릴러 영화 <고백>, 강동구에서 미디어 동아리를 하고 있는 ‘열린사회시민연합 강동송파지부’의 세 단편 <핸드폰>, <Toilet>, <그녀들이 노는 법>, ‘성북나눔의집’ 친구들이 왕따를 주제로 만든 극영화 <공기우산>, ‘아델의 청소년 문화공간 청청청’의 작품 <Fantastic Summer>까지, 청소년들의 재기발랄함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자리였어요.
상영 후에는 ‘마을미디어공동체’에서 제작 강의를 해주신 박경환 님 진행으로 청소년 감독님들의 소감을 들어봤답니다.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자기 영화를 본 것은 처음이라, 다들 신기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에피소드도 많았더라구요. 청소년 감독님들의 향후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자리였습니다.
각 섹션이 끝나고 나올 때마다 관객들이 가장 좋았던 영화에 투표를 하는 ‘칩 베팅’ 이벤트도 있었는데요, 여기서 1위를 한 작품은 바로~ 2섹션에서 상영되었던 ‘노들장애인야학’의 <할머니의 꿈>이었어요. <할머니의 꿈>을 비롯한 몇 개 작품들은 마을미디어지원센터 뉴스레터 <마중>에서 곧 리뷰로 다룰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체험 프로그램 “나도 마을 앵커! 나도 마을 DJ!"
축제의 다른 프로그램들이 모두 올해의 활동을 자랑하고 서로 칭찬해주는 자리였다면, 체험 프로그램만큼은 ‘마을미디어’를 잘 모르거나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에게 초점을 맞춰봤어요. 왕초보를 위한 마을DJ, 마을앵커 체험 프로그램이었거든요.
먼저 2시에는 마을앵커 체험이 진행되었습니다. 강사로는 올해 강남구에서 ‘디지로마드의 모임’으로 활동을 시작하신 주완건 님이 수고해주셨어요. 성북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 2층에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마을방송 스튜디오에서, 마을영상은 어떤 식으로 제작할 수 있는지 과정도 들어보고, 실제 스튜디오용 카메라로 촬영되는 내 모습도 화면으로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5시에는 마을DJ 체험이 이어졌습니다. 개인 팟캐스트를 하고 있는 분, 하고 싶은 분, 또 팟캐스트 동아리를 시작하는 대학생들 등 다양한 분들이 모여주셨는데요. 현재 동작공동체라디오 대표를 맡고 계신 양승렬 님이 마을라디오에 관한 설명도 해주시고, 이어서 참여자들과 ‘2014를 보내며, 나를 표현하고 남을 칭찬하는 <자화타찬 라디오>’ 코너를 즉석에서 짜서 녹음도 해봤어요.
각각 한 시간 씩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그야말로 마을미디어가 뭔지 경험만 살짝 해보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었으니 간만 보다 끝난 듯, 다소 아쉬우셨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처음 오신 분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마을미디어 전시
영상과 라디오 말고도 마을에는 사진, 잡지, 신문 등 여러 매체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들도 모아모아 축제 이틀간의 전시를 마련했어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마을신문들, 그리고 올 한 해도 센터와 함께하며 만든 각종 신문, 잡지, 사진책 등의 작품들이 2층 로비에 빼곡하게 전시됐답니다. 공간이 넓지 않아 더 예쁘게 전시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로비를 가득 메운 전시물들을 보며 다들 “이렇게 많았나?”하고 감탄들을 하셨답니다.
거기에 더해 전국, 그리고 서울 각 지역구에는 얼마나 많은 마을미디어들이 있는지, 또 이 마을미디어들은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알리는 현수막과, 올해 새롭게 스튜디오를 단장한 마을라디오들이 사용하는 장비구성 등 각종 정보를 알리는 전시도 함께 준비했어요.
<2일차>
첫째 날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대망의 시상식이 벌어질 이틀 째 축제가 시작되었어요. 이 날은 굵직한 프로그램 두 가지가 준비되었는데요, 바로 여러 마을라디오들이 모여 경쟁도 벌이고 호흡도 맞춰보는 라디오 공개방송 “내가 제일 잘 나가!”와 한 해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한 마을미디어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시상식, “2014 서울마을미디어 대상”이 그것입니다.
라디오 공개방송 “내가 제일 잘 나가!”
공개방송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강북공동체라디오의 반달곰 DJ 김일웅 님과 구로공동체라디오의 세린 님이 메인 진행을 맡고, 창신동라디오방송국 덤의 청년 닥터빈 님이 믹서를 잡아 주셨어요. 각 마을라디오에서 출전한 선수 DJ들의 오프닝 경진대회도 진행되고, 시의원 게스트도 모셨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마을방송 스튜디오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어요. 이 날 녹음된 방송은 강북FM과 구로FM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고, 라이브서울 홈페이지에서도 다시보실 수 있을 거예요!
시상식 “2014 서울마을미디어 대상”
라디오 공개방송 직후, 대망의 시상식이 이어졌습니다. 이 날 시상식은 강북공동체라디오에서 ‘나종이의 Heartist’와 ‘우리주치의 공.동.배’를 진행 중이신 마을DJ 나종이 님과 동작공동체라디오에서 ‘훈남들의 수다놀이터 훈.수.터’를 진행 중인 김대원 님이 진행해주셨어요. 두 분 모두 연말 시상식에 걸맞는 멋진 옷을 차려입고 와 주셔서 분위기가 더욱 훈훈했답니다.
시상은 총 3가지 파트로 진행되었는데, 첫 번째는 개인상인 ‘마을미디어 10대 스타상’, 그리고 그 스타들이 모여 이룬 단체에게 드리는 ‘마을미디어 은하상’, 마지막으로 각 마을에서 만들어낸 사진/영상, 신문/잡지, 라디오 부문의 개별 콘텐츠에 수여하는 ‘마을미디어 콘텐츠상’이었습니다.
10대 스타상 수상자는 ‘열린사회시민연합 강동송파지부’의 청소년 최현빈 님, ‘구로공동체라디오’의 “라디오 서당” 진행자 이숙자 님, ‘글엄마 동아리 너나들이’에서 활동하다 마을지기까지 등극하신 박언경 님, 요즘 뜨는 ‘노원공동체라디오’의 우귀옥 님, 상수동 ‘프로젝트 이리’의 잡지 “월간이리”에 글 연재 중이신 부산오뎅 사장님 이세훈 님,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에서 어디선가 촬영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나시는 장남순 님, ‘아줌마들의 동네탐방 나들이’에서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따뜻한 강사 혜영 님, 은평 라디오 ‘동네스튜디오’의 정신적 지주 정순애 님, ‘창신동라디오방송국 덤’의 활력소 청년 닥터빈 님, 올해는 지원단체로 함께하지 못했지만 열정적으로 활동하신 ‘채널강서 발.전.소’의 최현자 님, 이렇게 열 분이었습니다.
단체상인 은하상은 ‘강북구공동체라디오’, ‘강서마을신문 창간준비모임’, ‘미디어나눔모임 마루’, ‘텃밭라디오’, ‘빅픽쳐’, ‘성북나눔의 집’, ‘용산공동체라디오 용산FM’, ‘노들장애인야학’, ‘중랑 마을미디어 뻔’ 등 총 9개 단체에게 돌아갔습니다.
이어 콘텐츠상은 매체별로 총 3개 부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라디오 팟캐스트 부문에서는 ‘구반장의 육아톡톡(구로FM)',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동작FM)', ‘오뚜기의 세상풍경 속으로 고고씽~(창신동라디오방송국 덤)’, ‘행복한 라디오(중랑 마을미디어 뻔)’, ‘라디오파킨슨사랑방(가재울라듸오)’, 총 5개가 받았고, 사진/영상 부문에서는 ‘미디어 아카이브 DDF&HOD(도봉N)’, ‘이야기하는 마을사진관(이야기하는 마을극장)’, ‘사진책(산아래문화학교)’, 그리고 영상제에서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할머니의 꿈(노들장애인야학)’까지 총 4개 콘텐츠가 수상했습니다. 신문/잡지 부문에서는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성북동천)’와 ‘은평시민신문(은평시민신문 협동조합)’, ‘노원, 어디까지 가봤니(NY cast)’, 총 3개 콘텐츠가 수상의 영광을 누렸답니다. 이어 콘텐츠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으로 감독의 열정이 돋보인 ‘마을영화 포토그래퍼(도봉 마을미디어 전문가가 되다)’도 상을 받았고요.
물론 이렇게 상만 줄줄이 준다면 진정한 연말 시상식이라고 할 수 없겠죠? 시상이 이루어지는 사이사이, 마을과 센터, 청년들이 함께 준비한 다양한 코너와 축하무대가 이어졌습니다. ‘피터와 술래’의 마을미디어 뮤직비디오 “빌리지 스윙”과 국민TV 김용민, 강북FM 이은해 님이 목소리 출연해주신 마을미디어 성장 애니메이션 “마미콩 이야기”, 지금까지 만들어진 마을미디어 콘텐츠를 분석한 동작FM 김영림 님의 프레젠테이션과 마을미디어 청년활동가들의 축하공연 “마을미디어 렛잇비(개그콘서트 패러디)”까지, 두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꽉 채워졌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드디어, 대상 발표가 진행되었는데요, 두구두구두구... 3년만에 요일별 편성표를 갖추고 체계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동작공동체라디오’와 마을영상 계의 선두주자일 뿐 아니라 ‘모든 주민은 앵커다’를 모토로 진정 주민과 함께하는 방송을 만들고 있는 ‘성북마을방송 와보숑’, 이 두 곳에 공동수상으로 대상이 돌아갔습니다. 정말 열심히 활동하며 본인들의 삶에 마을미디어가 커다랗게 자리한 한 해였던 만큼, 수상자 분들은 기뻐하시고, 또 감동의 눈물을 보이기도 하셨어요.
다시, 시작
그렇게 알찬 내용과 기쁨과 감동으로 채운 시상식을 끝으로 2014 서울 마을미디어 축제 <자화타찬>은 막을 내렸습니다. 축제를 준비하며 ‘이렇게나 열심히 활동한 분들이 많고, 이렇게나 만들어낸 콘텐츠들도 풍부하다니!’하고 센터에서도 새삼 놀랄 정도로 지난 3년간, 그리고 올 한 해 마을미디어는 많은 것을 이루어냈더라고요.
지금 마을미디어는 한 계단의 끝에 와 있습니다. 이번 축제에서 보셨던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콘텐츠, 그리고 매체들이 다음 계단으로의 도약을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지요. 올해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지만, 또 동시에 내년, 그리고 그 이후의 마을미디어를 함께 그려보고 다음 계단을 만들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또 힘차게 출발해볼까요?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