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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1,12월_이슈] 나는 어떻게 해서 이 수업을 듣게 되었는가

by 공동체미디어 2014. 12. 22.

 

 

나는 어떻게 해서 이 수업을 듣게 되었는가
- 2014 마을미디어 활동가 양성과정 <마을미디어의 재구성> 후기

 


정성희(마을미디어활동가 양성과정 참여자)

 


  매 시간마다 다양한 마을 활동가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다보니 어떻게 마을미디어 활동가 양성과정 강의를 듣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꼭 받았던 것 같다. 왜 이 강의를 듣게 되었을까? 처음에는 가볍게 이런 저런 다양한 분야의 강의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다 마침 미디액트의 트위터를 통해 마을미디어 청년활동가 양성 교육을 한다는 정보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호기심으로 신청해 보았다. 마을활동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었을 뿐더러 관련 정보도 없었기에 일단 이게 뭔지 들어나 보자 하는 생각이 컸다. 강의가 점점 진행 될수록 마을미디어의 생생한 활동 현장들을 방문할 수 있었고, 마을미디어 활동에 대한 관심이 처음보다 확실히 깊어졌다. 이번 교육을 통해서 배운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첫 시간에 도착한 미디액트에서는 적지 않게 당황했는데, 교육을 받으러 오신 분들의 대부분이 이미 마을활동에 참여하고 계신 활동가 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나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여기가 뭐 하는 곳인가 하며 기웃기웃 거리던 상황이었다. 혹여 나는 참여할 자격이 안 되는데 잘못 신청 한 것은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한 오리엔테이션 강의에서는 다 함께 인사를 나눈 후에 ‘마을’에 대해서 생각 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내가 사는 곳을 ‘마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매우 새로웠고, 그 ‘마을’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내리기도 쉽지가 않았다. 시간이 지나 전반부 활동을 마치고 보니 ‘마을’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어렴풋하게나마 감이 잡히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마을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내가 말한 것은 젊은 청년들도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마을 활동에 참가할 수 있는 그런 분야가 있었으면 한다는 점이었다. 내가 우리 동네의 마을활동을 전혀 모르고 있듯이, 내 또래의 많은 20대들도 이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마을에 어떤 활동이 있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한 현실이라고 느껴졌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마을활동이지만 정작 눈앞의 학교생활, 취업준비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들도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할만한 마을활동들이 생겨났으면 한다.
 

  강의를 들으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미디어’의 중요성에 대한 부분이다. 마을 사람들이 마을활동에 참여하고 활발히 활동하게끔 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을 사람들 즉 주민들의 소통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 소통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마을미디어 라는 점이다. 미디어는 정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지만 그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마을’이라는 키워드보다 ‘미디어’라는 키워드에 끌려 이 교육과정에 지원했는데, 지금은 이 ‘미디어’를 ‘마을’에 어떻게 접목시키고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하고 더 알고 싶다.

 

  성북동의 마을잡지와 마을TV 와보숑, 동작구의 마을라디오 동작FM, 도봉구의 마을신문 도봉N까지 다양한 미디어 형식을 살펴보고 직접 체험도 해 보면서 오감만족의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다. 처음 시작 할 때부터 지금처럼 마을미디어를 운영할 수 있게 되기까지 몇 년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셨을 그 분들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성북구의 마을미디어를 파악하기 위해 들렸던 곳은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라는 곳이었다. 영화관과 마을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을 주민들과 함께 문화를 즐기고 직접 활동하기에 최적화 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성북동 마을잡지와 마을TV의 관계자 분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성북동의 역사와 지리적인 특성 등 몰랐던 성북동만의 매력과 함께 잡지 발행과 TV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 등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관계자 분들은 청년활동가로 방문한 우리에게 마을미디어에 대한 의견도 물어보셨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셨다. 잡지 성북동천을 받아 읽어보니 마을 곳곳에 대한 소개와 주민들이 직접 쓴 시까지 알찬 정보와 따뜻한 글들로 가득 차 있었고, 와보숑TV 방송은 정보와 함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신선한 부분들이 많았다. 
 

  동작구의 마을라디오 동작FM의 스튜디오를 방문했을 때는 우리가 직접 라디오 디제이가 되어 라디오 녹음을 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라디오 스튜디오를 처음 가 봐서 색다르기도 했고, 직접 녹음을 하니 더 재밌고 기억에 남는다. 직접 만든 대본을 가지고 인터뷰를 해 보면서 동작FM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라디오라는 매체에 대해서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그냥 수동적으로 이야기를 듣는 것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 할 수 있어서 더 즐겁게 참여했다.

 

  도봉구의 마을신문 도봉N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 찾은 곳은 마을예술제작소 창고라는 곳이었다. 시민기자들의 기사들로 가득 채워진 신문인 도봉N은 마을의 크고 작은 소식들부터 사회 전반적인 이슈들까지 다양한 읽을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도봉N에 대해 소개해 주신 기자님과의 시간을 통해서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부터, 마을이야기, 그리고 기자정신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마을예술제작소 창고라는 곳은 과거 주민센터로 사용되던 곳을 활용한 공간인데, 마을 주민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정말 좋았다. 
 


  이번 강의를 통해서 또 좋았던 점은, 진짜 활동 중이신 마을활동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강의를 통해 성북구, 동작구, 도봉구의 활동가 분들도 직접 뵈었지만, 함께 활동가 양성과정 강의에 참여한 다른 많은 분들도 알게 되었고 다양한 이야기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내가 나중에 이런 분들처럼 마을활동가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을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디를 가서든 또 만나게 될 거 같은 생각에 좋았던 것 같다.
 

  내가 사는 지역을 다시 둘러보며 어떤 미디어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지 관심이 생기면서 나도 한 번 마을활동을 해 보고 싶어졌다. 주변 친구들 중에도 이런 마을활동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있는데, 친구랑 미디액트와 마을활동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아직은 더 배워야 할 길이 많지만, 앞으로도 더 다양한 마을활동을 찾아보고 기회가 된다면 참여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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