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23호 편지 2016.9.13]


    지금은 마을미디어 시대


    김주현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여름이 지나갔다. 올해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기간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이 맘 때 센터는 또 바빠지는데, 마을미디어 현장방문을 다녀야하기 때문이다. 서울 방방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65개의 단체를 다 돌아다니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에는 특히나 연일 이어지는 폭염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하필이면 가장 더운 시기에 종일 돌아다니는 일정을 잡는 바람에 쓰러지지 않은 게 다행이라 느낄 때도 있을 정도였다. 그래도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평소에 서류나 통화만으로는 잘 알기 힘들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주로 각 단체의 운영담당자와만 소통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 만나기 힘들었던 주민들이 어떤 마음으로 마을미디어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지, 하면서 어려움은 없는지 직접 물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다니다 보면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싶은 곳을 발견할 때도 있고, 평소에 자주 지나치던 곳에 주민들을 위한 소중한 공간과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낄 때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깨닫는 것은 마을을 발견하고 사람들을 이어주는 데에 마을미디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센터의_흔한_스케쥴.jyp


     두 번째로 깨닫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마을미디어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다루고 있는 내용이 다채롭다는 것이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단체들도 각각 다른 참여자의 특성과 공간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 인권문제를 다루는 신문을 만드는 청년들이 있고, 산에서 주운 열매나 씨앗 등의 재료를 가지고 손녀딸과 놀아주듯이 장난감을 만드는 방송을 진행하는 할머니도 있다. 바쁜 자식 대신에 육아를 도맡아하는 '할마'(할머니+엄마의 신조어)들의 고충을 나누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고, 떼인 월급을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는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주노동자를 상담해주는 라디오도 있다.



    ▲ 노원공동체라디오 노원FM 현장방문 모습


     콘텐츠가 다양해지는 만큼 참여자 역시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재밌는 것은 그런 참여자들이 마을 안에서, 또 마을 밖으로도 조금씩 연결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도 현장방문 다니면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동작FM의 양승렬 국장이 강서에서 교육을 하면서 동작에서 방송 중인 엄마들의 육아방송을 틀어줬다. 그런데 앞쪽에 앉은 한 할머니 교육생이 그 방송을 유독 흐뭇하게 듣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 할머니가 나중에 수업이 끝난 후에 양 국장을 찾아와서는 사실은 그 방송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딸이라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즉 동작에서 육아방송을 하는 딸이 강서에 있는 엄마에게 마을미디어를 추천해준 것이다.


     이런 재밌는 사례를 듣다보면 그야말로 마을미디어가 대세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비단 서울 뿐 만이 아니라 전국이 각 지역에서도 서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또 특색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바야흐로 지금은 마을미디어 시대인 것이다. 센터에서는 이러한 마을미디어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 할 수 있는 행사 하나를 또 준비 중이다. 9월 24일 서울 시청에서 열리는 마을라디오 연합방송제 '지금은 마을라디오 시대'가 바로 그것이다. 꼭 오셔서 우리가 느낀 놀라움을 함께 느끼고, 더 놀라운 이야기들을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다. 홍보와 함께 마음을 전하며 스물여섯번째 마중 편지를 보낸다. □



    Posted by 마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