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3. 마중 21호 편지]



    당신의 마을미디어 첫 기억은 무엇인가요?



    마중편집위원회


    당신이 처음으로 ‘마을미디어’를 만난 순간은 언제인가요? 동네를 지나다가 본 사거리 현수막? 우리 동네 이름이 눈길을 끌어 눌러본 SNS 게시물? 동네 아는 사람이 자기 나오는 방송이니 한 번 들어보라던 문자?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며 꿈같은 소리를 하던 어떤 강연? (혹은 이 뉴스레터 마중^^?)

     정확히 어떤 경로로 마을미디어를 처음 접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첫 만남의 느낌만은 꼭 마음에 담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을에서 미디어로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사실 그렇게 낭만적인 일만은 아니지요. 미디어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도 시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노력이 필요한 일이고, 그걸 마을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과 부대껴가며 맞춰서 해나가는 것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혹은 의미가 너무 좋아서, 또 어떤 경우는 그냥 친분 때문에 시작했던 것뿐인데... 처음에는 소소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다 일이잖아요. 생각나는 대로 수다떨듯이 팟캐스트 체험할 땐 좋았는데, 점점 아이템 기획을 하고, 회의를 하고, 대본을 쓰고, 편집 프로그램까지 배워 마을방송을 만들게 되고. 일기 쓰듯 마음가는대로 글을 적던 것이 동네 소식을 발바닥에 땀나게 취재해서 마을소식 기사를 작성하고. 스마트폰으로 동네 사진이며 사람들 영상 짧게 찍어서 SNS에 올리는 걸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내 손에 되게 전문적으로 보이는 카메라도 쥐어져 있고...(게다가 영상은 대부분 편집이 필수라 처음부터 어렵죠...)

     그러다 보니 처음의 재미와 의미와 친분은 점차 부담과 더 잘하려는 욕심, 날 왜 여기 끌어들여 이렇게 힘들게 하냐는 반농담 반진담의 원망이 되기도 합니다. 딱히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직업으로 마을미디어를 하는 것도 아닌데(물론 저같이 직업이 마을미디어인 분도 가뭄에 콩 나듯 있겠습니다만) 왜 이렇게 할 건 많고, 사람 사이 관계는 이렇게 어려운지. 가끔 있잖아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가도 문득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싶어 아득해지는 순간이.

     그렇게 조금은 지쳤을지 모르겠어요. 올해로 마을미디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벌써 4년째이고, 지금 마을미디어를 활발하게 하는 곳들은 대부분 3, 4년 정도 활동을 하셨을 테니까요. 이제 막 마을미디어가 뭔지 알아갈 때의 막막하면서도 설레는 기분보다는 또 다른 차원의 고민들도 생겨날 테구요. 콘텐츠는 이제 좀 많이 생겼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얼추 되는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자금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더 많은 주민들에게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여기에 올인하고 있는 내 생계는 어찌하며 인생은 또 어디로 가는 건지...(?)


     그래서 제목의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어요. 내가 마을미디어를 처음 만났던 때의 기억, 그 때의 느낌. 왜 내가 마을미디어를 시작했더라? 저도 바삐 서류를 처리하고, 콘텐츠 트렌드를 조사하고, 마중을 발행하고,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늦게까지 글을 쓰고... 그러다 보면 처음의 설렘과 호기심과 즐거움은 어느새 잘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 생애 첫 목욕



     생애 첫 불꽃놀이



     생애 첫 비누방울



     생애 첫 터널 통과



     생애 첫 숟가락 사용


     그럴 때마다 저는 창신동라디오 덤 처음 시작할 때 이야기가 떠올라요.(어느 사례발표에서 들었던 거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오래된 교회 한 구석, 교회에서 내어준 창고방을 스튜디오로 꾸며 동네사람들끼리 난생 처음 라디오 방송을 만들어볼 때, 어려웠지만 얼마나 즐겁고 신기했는지 말씀하시는 걸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덤에는 지금은 어엿한 스튜디오도 있고 덤을 아는 주민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잖아요. 물론 여전히 힘든 점들이 있지만, 우리는 분명히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니, 나 혼자 애쓰는 것 같아 힘들고 외롭게 느껴질 때면 옆 동네 마을미디어를 만나 보는 건 어떨까요? 직접 만나러 가기 부끄럽고 쉽지 않다고요? 그래서 저희 <마중>이 있잖아요^^


     이번 <마중> 21호에도 마을미디어와 함께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답니다. 먼저 이슈 코너 첫 번째 글은 올해 첫 웃.떠.말. 소식이에요. 지난 5월 20일 센터에서 진행된 강사워크숍 “모든 것은 교육에서 비롯되었다”에서의 마을미디어 교육 사례 발표와 모둠별로 나눈 이야기를 강은주 님이 정리해주셨습니다.

     이슈 코너 두 번째 글은 광진구 ‘영상제작단 눈사람’에서 진행된 마을미디어 기본이해교육의 후기에요. 작년부터 센터에서는 마을미디어 사업에 처음 참여하는 단체/주민모임과 직접 만나 마을미디어란 무엇이고, 우리가 한 해 동안 함께할 교육과 활동이 어떤 의미인지, 다른 마을에서는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소개하는 기본이해교육을 진행하고 있답니다.(신규단체가 아니어도 필요하신 경우 신청하면 센터장님이 출동하십니다, 교육신청 문의는 센터로^^!)

     이슈 코너 마지막 글은 지난 5월 26~27일, 1박 2일간 서천에서 진행된 성북마을미디어 네트워크/활동가 워크숍 이야기에요. 작년에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문을 열면서 더욱 활기를 띄고 있는 성북 지역 마을미디어들이 이번에 모여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살짝 엿볼 수 있답니다.

     2016년 <마중>의 야심찬 기획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소개할 ‘마을인사이드’ 코너인데요, 글과 사진으로만 전하기엔 조금 아쉬웠던 마을미디어 알짜배기 활동소식을 매달 짧은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영상매거진 ‘마을인사이드’! 이번 달에 전할 소식은 마을미디어 ‘동작하는 동작기자단’ 기본이해교육 현장과 2016 상반기 마을미디어 활동가학교 ‘서로배움터’, 그리고 창신동라디오 덤의 공개방송 모습입니다.

     이번 호 인터뷰 코너에서는 마을잡지 대담을 실어봤어요.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를 발간 중인 성북동천의 김기민 님이 ‘남산골 해방촌’의 배영욱 님을 만나 마을잡지 만들며 들었던 경험과 생각, 고민을 나누어 주셨네요! 올해는 두 곳은 물론이고 중구의 매거진 충무로, 동작의 상도동 그 청년, 성동의 매거진Oh!, 마포의 놀이터 알 등 곳곳에서 다양한 마을잡지들이 마을미디어로 함께하고 있는데요, 라디오에 집중됐던 마을미디어 활동이 한층 더 다양해지면서 마을잡지 매체에 대한 이야기도 앞으로 더 많이 나눠봤으면 좋겠어요.

     리뷰 코너에서는 노원구 마을정보웹진 ‘노원, 어디까지 가봤니?’를 노원구 사는 청년이자 웹진을 함께 만들고 있는 양동호 님이 속속들이 소개해주셨습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으로 활동하는 이 웹진은 노원 곳곳의 정보를 동네사람이 직접 발로 뛰어 찾아내서 고것 참 알차다며, 인기가 어마어마하다네요!

     마을미디어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꿀팁을 나누는 알아두면 좋아요 코너, 이번에는 마포공동체라디오에서 수년간 마을소식방송 ‘마포 속으로’를 제작, 진행해 온 송덕호 님이 마을소식방송 만드는 노하우를 공유해주셨습니다.

     물론 지난 한 달 간 각 마을의 활동 소식을 모아모아 전하는 ‘이 달에 뭐했나요?’와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소식 코너도 어김없이 실려 있지요.


     그럼, 처음 만났던 나의 마을미디어를 떠올리며, 21호 마중 나갑니다! □

    Posted by 마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