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미디어라는 질문


    - <마중> 편집위원회


    얼마 전 <단속사회>라는 책을 낸 저자 엄기호 씨는 한 강연에서 한국 학생들의 특징 중 하나로 질문하기를 두려워 한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을 하기 전에 앞서서 ‘이 질문이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주변 상황을 고려하는 것은 사실 질문이 아닙니다. 질문은 모르는 것을 알고 싶어서 하는 것이니까요. 한국사회는 유독 질문을 던지는 행위에 인색합니다. 자신의 무지가 드러날 것 같아서, 혹은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졌다가 괜히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연관되고 싶지 않아서. 우리는 질문을 던지기 보다는 침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침묵하기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그 어떤 소통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저 각자가 살고 있는 세계에 갇혀 있는 것이니까요.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외로워질 것 입니다. 우리가 서로 질문하지 않아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수없이 많이 벌어지는 비극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마주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바꿔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처지에 대해서 질문하고, 또 얘기를 나누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그리고는 스스로를 드러내기를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가 먼저 질문을 던져야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마을미디어는 질문하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마을미디어가 아니었으면 평소에는 만나기 힘들었을 사람들을 만나고 또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과정이 둘만의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마을미디어라는 이름으로 라디오를 통해서 영상을 통해서, 또 신문을 통해서 어디론가 쏘아 보냅니다. 어디론가 쏘아 보낸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과 존재를 이 사회라는 ‘공적인 무대’에 세운다는 것입니다. 목소리가 없는 자들에게 목소리를 갖게 하는 것. 몫이 없는 자들에게, 몫을 갖게 하는 것. 프랑스의 한 정치철학자는 바로 이것을 민주주의라고 정의했습니다.


    과연 마을미디어는 우리의 이웃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요?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져보며 열두 번째 마을미디어 뉴스레터 <마중> 나갑니다.


    먼저 [이슈] 코너 첫 번째에서는 마을미디어 청년 네트워크 파티 현장을 스케치했습니다. 서울 곳곳에서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모여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서울시 정책박람회에서 있었던 “우리 손으로 만드는 마을미디어 지원 사업 계획서” 후기를 담았습니다.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이 직접 사업 계획서를 써본다면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하네요. 세 번째 [이슈]에서는 동작FM 스튜디오 개소식 현장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증랑 마을미디어 뻔의 이미교 님께서 라디오 현장 취재처럼 생생한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네 번째 [이슈]에서는 무려 장편영화에 도전한 도봉 마을영화에 대한 소식을 담았습니다. 직접 출연도 하신 이경란 님께서 재미있는 제작 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인터뷰]에서는 노들 장애인 야학을 만나보았습니다. ‘노들 장애인 야학’은 장애인 인권과 관련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곳입니다. 이번에는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라는 제목으로 라디오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노들 장애인 약학이 왜 라디오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리뷰]코너에서는 중랑 라디오 <마을미디어 뻔>을 들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제작하는 입장에서 제작기와 함께 라디오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아두면 좋아요!]에서는 <마을미디어 전방위 홍보 비법> 소식을 담았습니다. 읽어보시면 우리 마을미디어를 알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어느덧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 걸리지 않도록 따뜻하게 다니시길 기원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



    Posted by 마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