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슈

[5월_이슈] 2014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 선정단체 간담회 참가기

by 공동체미디어 2014. 5. 14.



2014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 선정단체 간담회 참가기



이훈보 (월간이리)



  마을과 그 안의 시민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보통 사람들의 미디어’를 위한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이 2014년에도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시 마을미디어센터에서는 지난 4월 30일 마을 미디어 지원 사업에 지원, 선발된 단체들과 함께 첫 번째 모임을 가졌는데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올해 사업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듯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첫 모임은 선별 단체들의 간단한 소개와 인사, 그리고 마을미디어 센터에서 함께 하는 동안 있을 개략적인 일정 등을 이야기 하는 자리였습니다. 선정단체가 워낙 많다보니 오전, 오후 두 팀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그럼 2014년에는 어떤 단체들이 참여하게 되었는지 알아볼까요?


  첫 모임의 소개는 마을미디어센터에서 준비한 3장의 키워드 카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색지에 각자 자신들이 속한 마을미디어의 특징을 단어로 적고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처음에는 빈종이 3장을 받아들고 다들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막상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자신감 있게 카드를 들어 올리며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니 준비한 카드가 꽤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각 사업체들이 어떤 관심과 고민들을 갖고 2014년을 시작하는지 살펴볼까요?

 ▮ 성북구 - 성북신나



“청년” - 작년에 성북에서 활동하던 20대 친구들이 모여, 마을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지역 활동을 하려고 모였습니다. “재미” - 지난해는 인쇄물 중심으로 활동하다보니 너무 지쳤던 것 같아요. 올해는 더 재미있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 도봉구 - 도봉N


지역주민들이 만드는 마을신문 도봉N입니다. 5년째이고요. 작년부터 마을방송국처럼 “팟캐스트와 영상”, “보이는 마을신문”, “마을뉴스 영상”도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미디어 아카이브”를 통해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을 사진 찍고 설명하는 사업 준비 중입니다.




 ▮ 광진구 - 광진사람들


“P” - P는 페이퍼paper와 피플people을 상징합니다. 신문을 만들다 보니 기사작성, 피드백, 배포까지 사람손 안 닿는 곳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희의 첫 번째 키워드는 P 입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활동 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는 "2070" - 20~70대가 함께하는 마을신문을 목표로 합니다. 마지막은 “동” - 서울의 동쪽에는 이런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적더라고요. 서울의 동쪽을 담당하겠습니다!



 ▮ 양천구 모기동 마을극장

“MEET” - 만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오프라인에서 많이 만났는데, 그러다보니 그 수가 많이 늘어나지 않았어요. 올해는 활동을 온라인으로도 공유하고 일상적인 공유도 가능케 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적극적인 확장을 해보려고 합니다. “TALK” -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알아가듯, 극장에서 그렇게 수다를 떨어보고 싶어요. 직접 만나서, 혹은 인터넷으로 계속 수다를 떠는 것이 서로 생각을 공유하며 나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CULTURE” - 아직은 명확하지 않지만, 우리 동네만의 특성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우리 동네만의 문화를요.



▮ 종로구 노들장애인 야학

마로니에 공원 근처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올해는 듣고 보는 "노들바람" 이라는 것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야학’하면 대부분 80년대나 옛날에 고문당하던 사람들을 떠올리실 텐데요, 저희 노들야학은 성인중증장애인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는 곳입니다. 저희는 마을미디어에서 장애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작년에는 ‘듣거나말거나 노들바람’이라는 팟캐스트를 했는데, 제목 따라 간다고 많이 듣지를 않으셔서 올해는 ‘듣고 보는’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하하. “NEW COMER” - 야학에는 지방의 시설에 있다가 갓 자립한 분들이 많아요. 장애인들은 보통 집단수용시설에 살곤 하는데, 이제는 지역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보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먼저 동네에서 존재를 알리고, 더 나아가려고 합니다. “탈시설” - 시설을 나와 새로운 삶을 사는 것, 보이지 않는 격리된 공간이 아니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런 주제들을 마을미디어에서 이야기 하려고 해요. 


 ▮ 도봉구 마을미디어 전문가가 되다


“논다” - 마을에서 노는 분들이 많아요. 재능 기부 등 사회적 역할을 하려고 들어오는 분들이 많으셔서, 이분들과 재미있게 놀려고 합니다. “영상” - 그렇게 노는 모습을 찍어 유투브에 올려보기도 했는데, 올해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장편영화를 찍어볼 생각입니다. 이걸 “국제적”으로 펼쳐서 국제영화제에 출품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우리의 노는 모습이 한국의 마을에서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편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 동작구 동작FM


“젊음” - 성북보다 우리가 더 젊어요. 하하하. 운영인력의 평균연령이 20대 중반이랍니다. “수평” - 저희는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고, 민주적 의사구조를 가지고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혁신” -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보다 혁신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마을방송계의 스티브잡스를 꿈꾸고 있어요.





 ▮ 마포구 프로젝트 이리

이리에서는 잡지와 함께 팟캐스트를 만들 예정입니다. ‘상수동 이리카페’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마포구의 "예술"가들과 동네 사람들의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해요, 장사하는 사람들을 비롯한 “지역” 분들과 예술가들이 다 모여서 적극적으로 “상관”하도록 하고 싶어요.





 ▮ 은평구 독거동락

처음 인사드립니다. 면접 보러 왔을 때 "비혼 여성"들을 위한 매거진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면접관들이 비혼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 같아서 사실 포기하고 있었어요. 마을미디어를 더 다양화시킨다는 의미에서 저희가 선정된 것 같아요. 저희는 구성원, 참여자, 만날 사람들 모두에 대해 비혼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활동할 예정입니다. 오프라인 모임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활동도 같이 하면서, 웹진과 오프라인 매거진 두 가지를 발행하려고 합니다. 비혼이 점차 늘고 있고, 저희 마을에도 비혼인구가 많은데 미디어에서는 4인 가족 중심으로만 사고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비혼들도 마을에서 같이 살고 있는 구성원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해요.


 ▮ 금천구 건강한 농부

“도시농부” - 금천지역의 도시농부들이 만든 비영리사업단, 건강한 농부입니다. 금천구청 건너편에 주말농장이 있는데, 저희가 작년까지 2년간 위탁운영을 했어요, 거기서 텃밭라디오라고 해서 텃밭에 라디오부스를 설치, 오가는 분들 즉석에서 인터뷰하며 라디오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밥벌이여성” - 저희는 지금 남부 여성발전센터의 여성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여성창업자들과 만날 기회가 많아져서 그 분들과 친목을 다지면서 ‘밥벌이여성’을 주제로 라디오를 제작해 보려고 합니다. “중2병” - 건강한 농부는 천기누설이라는 청소년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작년에 <중2병>이라는 영화를 함께 만들었어요. 유투브 검색하면 첫 번째 뜨는 영상이니까, 한번 보세요~


 ▮ 은평구 은평시민신문

“신문” - 2004년도에 지역 신문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했어요. 재작년에는 너무 힘들어서 신문사를 닫을까 고민도 했었지만, 그래도 마음을 다시 모아서 활동을 재개했고, 올해로 “10년”차가 되었네요. 이번 가을에 어떻게 하면 10주년 기념식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생각 중입니다. 다양한 미디어사업을 하면서 라디오, 영상 등을 계획하고 있기는 한데, 현실은 신문 하나로도 벅차요. ㅠㅠ. 기획부터 편집, 인쇄, 발송, 배포, 운전까지 다 해야 하니까요. 우선은 신문 한 가지라도 잘하자고 생각 중입니다. 그래도 얼마 전에 우리 지역 의원들이 다른 서류를 베껴 거짓으로 내고 그 돈으로 해외 다녀온 사건을 특종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일로 서울시 감사청구까지 준비 중이에요. 마을미디어를 통해 지역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 성북구 성북동천

성북동 하면 뭐가 생각나시나요? 제가 30년쯤 교직에 있었는데요, 예전에는 학생들에게 성북동 하면 뭐가 떠오르냐고 하면 바로 ‘비둘기’라고들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부자 동네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성북동 산다 하면 ‘돈 많으시네요’ 해요. 다른 마을에서는 젊음, 청년을 많이 이야기하셨는데, 성북동은 늙은 동네예요. 어찌 보면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사업으로 뭘 할까 고민하다, 낡은 것에는 그에 맞는 틀이 필요할 것 같아 먼저 잡지를 내보기로 했습니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 이야기” - 올해는 이 잡지의 2호, 3호를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낡은 것을 담아내는 틀로는 잡지가 가장 알맞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성북동, 시로 물들다” - 시인 몇 분과 시 창작교실에 참여한 주민들, 동네 사람들이 모여 시를 낭송하는 행사에요. “집을 열다” - 미디어사업이 사실 소통과 관련된 것이죠. 성북동에는 지금은 흔적이 된 예술가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업 중 하나가 이런 나이든 분들의 집을 성북동을 찾은 외부인에게 열어주고, 그 분들이 집주인과 이야기도 하고 주인이 준비한 먹거리도 나눠먹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잡지에 수록할 계획입니다.


 ▮ 성북구 와보숑

저희의 세 가지 키워드는 “다”, “락”, “방”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프로그램 이름이기도 한데요, ‘다양한 이야기 우리들의 방송’이라는 의미에요. 多樂. “다”는 그런 다양한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까하는 저희의 고민입니다. “락”은 서로 열정과 재능, 식사를 모으고 나눠서 행복해져보자는 것이고요. “방”은 작년까지만 해도 저희가 ‘모두가 앵커다’를 모토로 삼았는데, 하다 보니 인원수는 많은데 깊숙하게 관계 맺는 분들은 한정적이어서, 한 방에 모인 것처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는 의미에서 적었습니다.



 ▮ 종로구 창신동라디오방송국 덤

2013년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로 창신동에서 라디오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창신동의 특징이 동대문에 의류 납품하는 소규모 봉제공장이 많다는 것인데, 이제까지 이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고요. 이제는 “자립준비”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한두 명씩 교육을 해서 방송이 가능한 정도가 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이 올해의 주요 목표입니다. “여론형성” - 주민들이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우리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여론을 형성하고 싶습니다. “자료화” - 교육과 단체송출 등 여러 가지 고민들을 잘 정리해서 다음번에는 덜 힘들도록 자료화를 하려고 합니다. 




  위에 정리한 오전팀의 발표가 너무 좋아서 오후에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가 많았지만, 오후팀은 시간이 부족해 키워드 토크 시간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생각해서 적어뒀는데 발표를 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안타깝지만 키워드 토크를 못한 오후팀도 앞으로 한 해 동안 차근차근 서로를 알아가면 되겠지요?


  이외에도 마을미디어 센터의 친절한 사업 설명과 모인 분들 사이의 개인적 교류, 다른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는 연락처 교환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했지만 각자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이 닮아있고 또 언제나 협력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분들이 모인 자리여서 2014년이 더욱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1시간 30분의 짧지만 강렬했던 2014년 첫 번째 마을미디어 모임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어떤가요? 기대되지 않나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