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23호 이슈 2016.9.13]


    마을미디어 전문가는 바로 나!

    - 우리마을 미디어 콘텐츠 자랑대회 2탄 ‘마을에는 이런 콘텐츠가 필요하다’를 다녀와서


    변정온(용산FM)


     서울시에서 시작한 마을미디어 사업은 각 마을 사업자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초기에 비해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있는 사업자도 많이 생겼다. 초기에는 사업을 정착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마을미디어 콘텐츠가 좀 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한다.


    우리 마을에 필요한 콘텐츠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하고 있는 미디어 콘텐츠는 마을과 사람들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는 걸까?  


     미디어 사업자들의 이러한 욕구에 맞춰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는 작년에 이어 ‘마을미디어콘텐츠 자랑대회 제 2탄’을 준비했다. 작년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을에 있다는 것을 중심으로 두었다면 이번에는 소재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마을미디어로 집중해서 잘 하고 발전시킬 콘텐츠가 무엇일지를 주제로 잡았다.  ‘마을에는 이런 콘텐츠가 필요하다’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마을미디어 콘텐츠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교류하면서 마을미디어 콘텐츠 합평회 및 기획 제안을 목적으로 열렸다. 필자 또한 마을미디어 사업을 하면서 가졌던 궁금점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해소되길 기대하면서 참여했다.






    마을에 필요한 콘텐츠 - 마을과 사람을 변화시키다


     마을별 콘텐츠 발표는 1교시와 2교시로 나누어 진행되었고 발표 후에는 콘텐츠 매체별 모둠토론을 한 뒤 모둠별로 나누었던 이야기를 공유하였다. 

     먼저 1교시에는 "마을의 변화"라는 주제로 성북구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 ‘엶엔터테인먼트’의 <시장이 반찬이다>, ‘강북FM’의 <라디오극장>, ‘용산FM’의 <굿바이! 용산화상경마장>이 소개되었다. 

      <시장이 반찬이다>는 딱딱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미디어로 접근해서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만든 방송으로 방송 내용은 팀을 둘로 나누어 게임을 통해 온누리 상품권을 받고 전통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한 뒤 독창적으로 음식을 만드는 방송이다. 30분씩 총6회를 만들었다. 유통은 성북마을TV를 통해 방송 되었고, 지역케이블 티브로드를 통해 5개구에 아침에 매일 방송 되었다. 본 발표에서는 3분으로 짧게 편집한 영상을 볼 수 있었는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고, 매 장면마다 들어간 자막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총 1350개의 자막을 넣었다는 이철우 대표의 말을 듣고 얼마나 공을 들이고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라디오극장>은 강북FM<후.아.유>에 극단 진동이 출연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라디오 극으로 두 가지 콘텐츠를 격주 단위로 제작했다. 1월21일 첫 방송 된 ‘생활극장 버섯돌이의 밀착 생활극장’은 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을 소재로 만들었고 10회 녹음으로 시즌1을 마무리 하고 현재 시즌2를 제작 준비 중이다. 시즌2는 주민참여형 콘텐츠로 전환을 모색, 공모를 통해 참여자를 모집하고, 소재공모 등을 통해 청취자참여확대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말에는 호응이 좋았던 에피소드 등을 중심으로 공개방송도 계획하고 있다. 1월28일 첫 방송된 ‘라디오극장 쿵푸팬더’는 영화로 널리 알려진 작품을 라디오극으로 재구성, 총 4회로 녹음을 마무리했다. 시즌2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대본도 쓴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되고 김일웅 PD가 고민하고 있는 남자 분들의 참여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굿바이! 용산화상경마장>은 학교 앞에 생긴 전국최대규모의 화상경마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만든 방송이다. 반대싸움은 1200일이 되어가고, 천막노숙농성은 900일을 넘긴 현재, 용산에서 화상경마장을 굿바이 하고 싶은 마음과 4년째 마사회와 싸우고 있는 학부모, 교사, 주민,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아 이 방송을 통해 아직 관심이 적은 지역에도 알리고 싸우고 있는 분들에게는 힘이 되고자 만들었다. 총 10회~11회를 방송할 예정인데 마을미디어 중에서 1년 계획을 세운 사업자는 용산FM이 처음이라고 한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밝고 명랑하게 풀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마지막 방송은 마사회가 철회한 소식을 전하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마을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미디어가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2교시에는 <사람의 변화>라는 주제로 ‘끼다’의 <우야식당TV>, ‘엄마의 시간’의 <엄마의 시간>, ‘놀이터 알’의 < 알바를 위한 매거진 [놀이터 알]>이 소개되었다. 

     <우야식당TV>는 단 한명을 위한 단 하나의 밥상을 주제로, 혼자 사는 집 밥이 그리운 사람을 위해 먹고 싶은 음식을 차려주는 프로젝트로 동네에서 또래 청년, 독립생활자들을 만나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러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망원시장을 찾아갔고, 상인회장의 도움을 통해 망원시장에서 격주 수요일마다 밥을 먹는다. 원스탑원팬, 속보이는 냉장고, 밥 도둑잡기, 세프의 손맛 등을 통해 요리도 같이, 먹기도 같이하면서 점점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카메라를 3대 설치하는 것과 360도로 아프리카 방송을 해보는 것이 계획이고, 이 지역에 살지 않더라도 밥을 같이 먹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많이 오고 몰랐던 동네 사람들도 이 방송을 통해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하는 사이가 되고 싶다고 한다. 개인주의가 심한 요즘 이 방송은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 방송이라고 생각했다. 





     <엄마의 시간>은 초보엄마로 살아가던 엄마들이 육아가 힘들지만 힘들다고 생각만 하지 말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미디어에서 잘 다루지 않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 만들었다.  바쁜 엄마들을 위해 오디오가 적절했고, 육아정보, 교육정보, 살림정보가 아닌 오로지 엄마들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아이와 함께하는 콘서트, 강연, 클럽파티, 쇼핑, 여행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 중 실행 된 사업으로는 50여명의 엄마들이 참석한 ‘엄마들의 파티’ <하이힐>과 김용민 PD의 미디어교육이 있다. 또한 8월29일에는 시청에서 ‘맘껏콘서트’도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디어활동이지만 오프라인에서 많은 엄마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는 <엄마의 시간>은 현재 팟캐스트 누적청취인원은 3만여명이라고 한다. <엄마의 시간>은 경력단절여성이었던 6명의 엄마들이 활동 중인데 지금은 다시 전문가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한다.  반복되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미디어를 통해 해소하고 같은 상황에 있는 전국의 엄마들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콘텐츠가 인상적이었다. 





     <알바를 위한 매거진 [놀이터 알]>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위한 매거진으로 아르바이트 노동에 관심이 많은 청년들이 재미있게 접근해보자며 2014년 겨울에 처음 만들었다. 온.오프라인으로 하려 했지만 주로 오프라인으로 활동 중이다. 연 2회 발간이 목표라고 한다. 잡지를 간략히 소개하면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어난 일, 꼭 알아야 하는 정보, 유용한 사이트 소개, 작년의 자회상 그리기, 알바웹툰 그리기 했던 것을 콘테츠화 한 것, 알바만이 알 수 있는 버거킹 레시피, 문화예술 콘텐츠로 담고 있다.  발표자 강서희 편집장은 글 쓰고 디자인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디자인은 본인이 직접하고 인쇄비와 원고료만 든다고 한다. 강팀장은  마을미디어로 어떻게 하면 잡지를 볼 수 있을까, <엄마의 시간>을 전역에서 들을 수 있듯이 <놀이터 알>도 콘텐츠를 통해 어떻게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강팀장의 고민이 해결된다면 더 많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것 같다. 






    콘텐츠가 나를 변화시키다 – 하고 있는 내가 전문가다


     1교시와 2교시 발표가 끝난 후 모둠별로 모여앉아 토론을 했다. 콘텐츠발표가 생각보다 길어져 토론시간은 짧았지만 먼저 각자 소개를 한 후 발표할 때 포스트잇에 미리 적어두었던 콘텐츠에 대한 긍정적인 면, 아쉬운 점과 보완점, 궁금한 점을 바탕으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팀별로 수시로 들리는 웃음소리는 처음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 익숙한 사람들끼리의 모임처럼 느껴졌다. 콘텐츠를 공유하고 교류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눈물을 짓기도 하고, 웃기도 했던 시간들이 사람들을 친하게 만든 것 같았다. 모둠토론이 끝난 후 모둠별로 나왔던 이야기를 공유하였다. 





     "사람의 변화"에서는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특히 청년, 아르바이트, 엄마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일부 해결하기도 하고,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 좋은 콘텐츠가 모이는 플랫폼과 수익구조에 대한 필요성도 이야기 되었다.

     "마을의 변화"에서는 사회적기업(엶엔터테인먼트)으로서 쉽지 않지만 수익을 담당하는 소셜기획과 마을미디어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 병행할 계획이고 용산FM은 화상경마장 이슈가 더 많은 지역에 알려져서 마을의 갈등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방송 알리기에 노력할 것이고, 이 땅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도록 용산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모둠별 토론내용 공유가 끝나고 각 사업자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헤어졌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미디어 사업가들은 콘텐츠를 통해 마을과 사람이 바뀌는 경험을 했고, 그것을 전달했다. 또한 마을미디어 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자들도 개인의 차가 있긴 하지만 자신이 발전하는 변화가 생겼다. 서로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교류한 결과 마을마다 또 다른 콘텐츠가 생길지도 모른다. 또한 아직 준비 중인 단체는 이 자랑대회를 통해 우리 마을에 어떤 콘텐츠를 만들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 또한 우리 마을에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마을미디어 사업가들은 다른 건 몰라도 마을일은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아직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인 단체가 있거나 지금 하고 있는 콘텐츠를 잘 하고 있는지 걱정하는 사업가가 있다면 용기를 내고 자신감을 갖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마을미디어는 내가 하면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



    [필자소개] 변정온(용산FM)

    어릴 때 막연히 방송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다가 우연히 마포FM에서 라디오 교육을 받고 1년 6개월 정도 ‘톡톡 마주보기’라는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했다. 2014년에는 박원순시장과 함께한  ‘서울씨의 10분 라디오’ 마지막 공개방송을 진행했다. 지금은 용산FM에서 활동 중이다.


    Posted by 마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