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22호 이슈 2016.07.30]


    서로를 연결하는 마을미디어, 우리도 연결

    - 2016 마을미디어 활동가학교 ‘서로배움터’ 후기(1)


    도토리 (마을미디어 뻔)


     본격적으로 마을미디어 활동을 시작한지도 어언 3년차에 접어들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많은 일을 저질러 오는 동안, 내심 아쉬운 것이 한 가지 있다면 바로 다른 지역의 사례를 많이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저 곳에서도 같은 고민을 할 텐데..,’하고 생각하면서도 시간 제약으로 인해 물어보고 얻어오지 못하는 것. 그래서 2016 마을미디어 활동가학교 ‘서로배움터’는 개인적으로 정말 반가웠다. 그리고 나처럼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참여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이곳에 후기를 자세히 남기기로 했다.


     ‘서로배움터’는 5월 26일부터 6월 17일까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오전에 열렸다. 매 시간은 각 마을미디어들의 문제의식과 성장과정, 이후 과제들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첫 강이었던 이주훈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이하 센터장)의 기조 강연은 마을미디어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뼈대를 잡아주는데 효과적이었다. 요즘 성행하고 있는 개인 팟캐스트와는 다른 마을공동체라디오의 특성, 그것은 ‘미디어를 통해 말하는 것’이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시민 모두의 커뮤니케이션 기본권이라는 명확한 인식일 것이다. “미디어 권리를 누리고 확장하자!” 이런 지향성이 분명하다면, 이후의 고민들은 적어도 방향을 잃고 헤매는 미로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방향을 안다고 해서 가는 길이 더디고, 고단한 것을 활동가들이 마냥 견뎌야 하는 것은 아닐 터. 이런 고민들은 이후 각 단체에서 활동 중인 강연자들의 입을 통해 지속적,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 이주훈 센터장의 기조 강연


     첫째 날 두 번째 시간에는 센터장이 딱딱하게 긴장시켜 놓은 현장의 분위기를 풀어야하는 과제가 김영림 강사님에게 주어졌다. 이 시간에는 [해보자, 마을모임 기법] 책 속의 기법을 통해 참여자들이 일어나 함께 움직였다. 서로를 더 잘 알고, 또 서로가 힘을 모아 결과를 내보는 과정을 통해 ‘함께’라는 연결 고리를 깨닫는 과정. 이 시간이 없었다면 참석자들은 끝까지 데면데면했을지도 모르겠다.



    ▲ 김영림 강사의 '해보자, 마을모임 기법'


     둘째 날 강의는 ‘마을미디어를 지역에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이라는 주제로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이하 와보숑)의 김재현 강사와 동작FM의 양승렬 강사의 사례를 들었다. 와보숑은 영상미디어라는 독특함을, 동작FM 양승렬 강사는 지역 주민과 밀착하기 위해 동네 통장에 도전하는 독특함을 갖고 있는 사례다. 마을미디어의 성장은 외연의 확대와 함께 내부의 각종 문제들을 보다 현명하게 해결할 과제를 활동가에게 안겨주는데, 와보숑의 경우 재미로 시작한 일이 ‘수익’을 바보는 협동조합이 되기까지의 성장과정과, 활동과 사업의 조화,수익의 배분 문제 등에 대한 고민을 던졌고 동작FM은 활동가 개인이 점점 늘어나는 참여자들을 어떻게 규합하고 설득하여 ‘공동’의 목적을 향해 가도록 할 것인가, 지역 속에서 주민이 아는 마을미디어로 자리잡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고군분투한 과정을 들었다. ‘활동가’와 ‘참여주민’이 분리되는 현상을 겪고 있는 마을미디어뻔의 고민과 다르지 않아 귀를 쫑긋했는데, 언제 한번 만나 찐하게 술한잔 하며 대화를 나눌 때 답을 얻을 수 있는 고민인지는 정말 정말 미지수다. 



    ▲ 왼쪽부터 양승렬(동작FM), 김재현(와보숑) 강사의 강연 모습


     6월 2일과 3일에는 보다 실질적으로 각종 홍보툴을 이용한 홍보기법과 청소년 라디오 활동을 하는 우마미틴의 사례를 통해 역할분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2일 드뉴스, 웹자보만들기 강의와 3일 강서FM, 우마미틴 사례 발표 직접 듣지 못한 관계로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정리글을 참고했다.) 먼저 강서FM 홍선정 강사의 강의는 각종 온라인 홍보 비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우리마을미디어 블로그 포털에 잘 노출시키는 노하우, 블로그 홍보의 다양한 방법, 카드뉴스 제목과 내용 뽑아내는 팁, 카드뉴스는 물론 인포그래픽, 웹자보까지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사이트 공유 등 유용한 정보를 많이 알려주셨다.



    ▲ 홍선정 강사와 함께한 온라인 홍보비법 강의 현장


     이튿날 이어진 강서FM과 우마미틴의 사례발표는 처음 마을미디어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경험과 사례들을 공유해주었다. 강서FM의 김지혜 강사는 처음에 참가자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고 한다. 개개인이 오프닝 만들고 실제 녹음해보기, 공개방송 열기 등등 주민 스스로가 강서FM의 메인DJ임을 강조하는 활동들... 덕분에 불과 2년 사이에 강서FM은 마을미디어 계의 라이징 스타가 될 수 있었다고. 우마미틴의 의 곽수현 강사는 실제로 청소년들과 방송 기획을 하실 때 사용하는 역할 나누기 방법을 소개해주었다. 나/우리/업무라는 3가지 단계마다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 도와줄 수 있는 일 등을 적은 종이를 바탕으로 논의를 통해 역할을 정하는 방법이었다. 두 분 모두 참여자들이 이 활동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고 책임감과 소속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곽수현(우마미틴), 김지혜(강서FM)의 강의 현장


     5, 6차시 강의 역시 도봉N과 관악FM의 사례 공유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두 사례의 경우는 ‘콘텐츠’와 ‘조직’이라는 보다 선명한 문제의식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다른 사례와 차이가 있었다. 도봉N 박영록 강사가 강조하는 좋은 콘텐츠의 조건에는 마을미디어들이 ‘만드는 사람이 즐거우면 되지’ 하면서 조금은 안일하게 접근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수용자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재미, 정보, 캐릭터가 있는 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긴데, 맞는 말이다. 방송 진행이 원활하려면 진행자가 질문을 잘 던져야 한다거나 기술적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게으르지 않게 자기계발을 해야한다는 지적 또한 옳다. 팟캐스트 뿐만 아니라 신문, 영상, 혹은 잡지 등 다양한 시도를 해 온 도봉N의 노력이 그대로 느껴지는 강연이었다.

     관악FM 안병천 강사의 사례발표는 조직을 어떻게 강화하고, 거기서 부딪히게 되는 각종 문제들을 관악FM에서는 어떻게 해결해 왔는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관악구 내의 미디어 활동 뿐 아니라 전국적인 공동체미디어의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안병천 강사의 노력이 남다르게 들렸지만, 너무나 힘든 과정 같았으므로 결코 따라하고 싶지는 않았다.



    ▲ 왼쪽부터 박영록(도봉N), 안병천(관악FM)의 강의 모습


     나도 강사로 참여해 ‘서로배움터’의 7차시에서 사례를 공유했다. 이 날은 어린이 라디오 체험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실제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는 강북FM 김일웅 강사와, 각종 라디오체험 프로그램에서 주민이 직접 참여하면서 만족도 높은 완성작을 만들어낸 마을미디어뻔의 도토리, 내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강북FM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체험자 모집 과정, 체험의 내용, 체험 후 아이들과 함께 한 기념사진과 CD기념품 등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었는데, 발표를 들으며 마을미디어뻔이 가진 노하우와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미디어뻔은 15회가 넘는 ‘찾아가는 라디오’를 통해 다양한 구성원들에게 라디오 체험 뿐 아니라 교육에 참여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수동적인 사람들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끌어내는지, 자기 이야기를 꺼내게 하는 밑밥은 무엇인지, 참여자들이 자기 수준에 맞춰 ‘라디오극장’을 공동 제작하도록 끌어내는 노하우를 함께 나누었다.



    ▲ 왼쪽부터 도토리(마을미디어뻔), 김일웅(강북FM)의 강의 모습


     마지막 시간은 자유주제 수업이었는데, 정규 강연에서는 빠졌지만 라디오 매체가 다수를 차지하는 마을미디어 환경에서 ‘잡지’라는 인쇄매체로 주민과 소통하는 ‘매거진 충무로’의 사례와 더불어 수강자들의 다양한 개인적 경험을 들어볼 수 있었다.


     전체 강연을 정리해보면 각 마을미디어들은 “어떻게 즐거울 것인가”와 “어떻게 확대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많은 사례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강연 참여자가 마을미디어를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이 다수여서 초기적인 고민, 특히 ‘수익’이나 ‘성장’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상태라는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나처럼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이 ‘서로배움터’에 한 달 내내 고정적으로 시간을 할애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활동가들은 강연자료를 만들고 발표하면서 배우고, 듣는 사람들은 다양한 사례들을 한 곳에 모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꽤나 유익한 시간이었다. 각자도생의 시대라지만, 공동체미디어를 하는 우리가 그래서야 쓰겠는가? 서로 손을 잡으면 땀이 난다. 그리고 체온이 올라간다. 어쩌면 더욱 뜨거운 마을미디어 활동을 위해서는 우리의 ‘손잡기’가 더욱 필요할 때가 아닐는지? □



    ▲ 종강 날, 수료장을 받아들고 모두 함께 한 컷!




    [필자 소개] 도토리(마을미디어뻔)


    라디오 교육생으로 들어와 재미에 발목 잡혀 성장 중인 3년차 활동가. 마을방송과 마을 행사 기획과 진행, 그리고 동네에 각종 ‘판’을 깔고 있는 바닥 전문 활동가.




    Posted by 마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