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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7,8월_이슈] 마을미디어와 지역미디어센터의 동행

by 공동체미디어 2015. 9. 8.


마을미디어와 지역미디어센터의 동행

- 마을미디어 활성화를 위한 지역미디어센터의 역할과 과제


최성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 소장)





 마을미디어가 미디어센터들의 주요한 화두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전국 여러 지역미디어센터에서 저마다 마을미디어 활동을 다각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그동안 미디어센터에서 기치로 표방한 공동체미디어라는 용어가 마을미디어로 대체되고 있다. 2012년 서울에서 시작된 마을미디어 활동의 고무적인 사례가 미디어센터를 사로잡고 있다.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역시 올해 주요 활동방향으로 마을미디어를 설정하고 추진을 해오고 있다. 전북민언련과 함께 마을미디어 추진 모임을 구성하고, 마을미디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센터의 여러 활동들도 마을미디어 활동으로 재편하였다. 현재 4개 지역, 6개 마을미디어활동을 공모하고 지원활동에 들어갔다. 또한 마을신문, 지역케이블TV와 연계해 ‘우동TV(우리동네 TV) 뉴스’를 지역 케이블 채널로 송출하기로 했다. 마을미디어 활동을 준비하고 추진하면서 지역에서도 마을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마을미디어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고민이 많아졌다. 미디어센터 입장에서 보면 마을미디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활성화가 반갑다. 시민들의 주체적이고 참여적인 미디어 활동 지원을 목표로 해왔기 때문이다. 마을미디어에 대한 시민들의 즐겁고 적극적인 참여활동을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고민에 빠지게 한다. 마을미디어를 주목하게 했던 서울의 환경과 다른 환경에서 마을미디어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마을은 미디어 활동을 중심으로 했던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마을과 미디어의 관계는? 마을미디어는 기존 지역미디어센터에서 추진해왔던 공동체미디어와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 공동체미디어와 마을미디어가 다르다면 지역적 활동에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마을미디어를 위한 지원은 어떻게 해야 하나? 등 여러 가지 고민이 중첩되어 생겨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고민들은 서울지역 활동가들이 이미 했거나 하고 있는 고민들일 것이다. 방향이 이미 나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글은 마을미디어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지역의 입장에서 정리하고자 한다. 마을미디어 추진에 있어 준비과정, 전개과정, 확산과 지속과정에서 있어 미디어센터의 관점에서 느끼는 단상을 정리해보았다. 서울지역과 중복되는 측면이 많겠지만 지역미디어센터에서 마을미디어 활동을 진행하면서 드는 고민들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두서가 없고 아직 고민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 



1. 마을미디어 고민의 출발점 – 마을과 미디어 관계 찾기.


 마을미디어 활동의 시작은 마을미디어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일 것이다. 인식은 곧 행동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마을미디어의 정의나 성격들을 규정함으로써 활동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마을미디어를 먼저 시작했던 서울의 사례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특히 용어가 달라짐으로 인한 개념적 혼선에 따른 고민과 이에 대한 개념정리들이 서울시 초기 사례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민의 지점은 비슷하지만, 상이한 측면도 있다. 마을미디어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적 이해와 함께 행정과의 접점을 찾기 위한 정책적 이해도 필요하다. 서울의 경우 마을공동체활성화에 관심 있는 지자체의 지원 속에서 마을미디어가 출발하였다. 마을공동체정책과 연계하여 마을공동체정책이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이 잘 반영된 마을미디어사업을 진행하였다. 반면에 지역의 경우 지자체에서는 마을공동체활성화에 관심과 정책적 시도들이 있지만, 마을미디어와의 접목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과 관심이 부족하다. 


 지역미디어센터 관점에서 마을미디어에 고민은 여기서 출발한다. 개념적 의미에서 공동체미디어와 마을미디어가 유사한 개념이다. 그렇다고 그간 지역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해왔던 공동체미디어 활동을 단순히 마을미디어라고 이름만 바꿔서 진행하기엔 미흡하다. 서울시 사례에서 보았듯이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마을미디어 활성화의 주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내고 이를 활동과 접목시켜 내야 한다. 


 서울시 마을미디어는 짧은 기간에 확장되었다. 그동안 미디어센터와 공동체미디어 진영의 10여년 넘는 활동이 기반 되어서 이기도 하고, 서울마을미디어 활동을 지원한 활동가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마을미디어의 활성화의 티핑포인트는 지자체의 행정적, 예산적 지원이 뒷받침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정책과 연계된 마을미디어/마을방송국에 대한 행적의 관심과 지원은 3년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신문, 잡지, 라디오, 영상 등의 50여개 이상의 다양한 마을미디어 활동을 만들어 냈다.


 지역의 경우, 마을공동체활성화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마을미디어와의 접목에 대한 인식과 관심은 아직 부족하다. 전주의 경우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마을활성화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전주시는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관련 조례 제정에 따른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전주시 사회적경제·도시재생지원센터를 출범하였다. 하지만 마을공동체활성화의 관점은 사회적경제와 도시재생에 방점이 찍혀있다. 마을미디어를 추진하면서 관련 인사들과 몇 차례 접촉을 했었다. 공동체활성화라는 큰 틀 차원에서 인식의 공감대를 형성하였지만, 각론 수준에서 마을미디어의 중요성이나 연계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마을미디어에 대한 행정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마을공동체사업, 마을활성화, 마을만들기 등 행정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마을사업에 대한 관점과 마을미디어에 대한 접목이 필요하다. 그간 공동체미디어/시민미디어 활동에서 잘 나타났듯이, 시민들의 비영리적 미디어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적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마을미디어 관련 논의들을 종합해 보더라도 지자체의 공적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마을미디어에 대한 행정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마을과 공동체사업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주민들의 미디어활동과의 접점을 찾아내서 지자체의 공적지원의 필요성을 제시해야 한다. 마을이 가지는 의미와 행정차원의 마을공동체활성화 사업의 추진현황, 마을과 미디어와의 관계, 마을미디어의 목적과 중요성 등 통합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마을미디어의 시작함에 있어 두 번째 고민은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시작하는가이다. 마을미디어는 미디어센터에서 이끌어 가는 차원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활동의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지역을 발굴하기 보다는 공동체 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는 곳과 연대와 협력을 통해 시작을 하는 것도 좋다. 공동체와의 유기적 결합이 마을미디어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을미디어 활동이 이미 이뤄지고 있거나 마을공동체 조직이 존재 하는 지역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전주의 경우 전북지역의 마을미디어 현황을 조사해보고, 마을미디어 활동에 대한 연계를 모색했다. 전북지역의 경우 마을미디어 중 마을신문들이 이미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 나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마을 공동체 활동 조직과의 연대를 위한 소통의 과정을 진행하고, 그 과정 속에서 마을공동체 활동에서 마을미디어의 필요성과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2. 마을미디어 전개에 있어 고민지점 – 마을미디어활동 지원조직과 지원방식


 마을미디어 활동의 전개에 있어 전담중간조직(일명, 마을미디어 지원센터 필요하다. 마을미디어 지원을 위한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은 서울시의 사례에서도 이미 확인되었다. 마을미디어 활동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단위가 큰 사업이다. 예산적인 면을 떠나서 활동적 측면에서 많은 일을 해야 한다. 기존 마을미디어와의 연대, 신규 마을미디어 발굴. 교육과 활동지원 등 마을미디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특히 신규 마을미디어 활동의 경우 지속가능을 위해 교육부터 후속활동까지 지원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러나 지역미디어센터의 현재 역량으로는 다양한 마을미디어를 지원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동안 미디어센터의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면서 영역이 확장되었다. 마을미디어만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에는 인력과 물적자원이 한정되어 있다. 전주의 경우 이번 마을미디어 지원사업에 총 6개(마을신문 3개, 마을라디오 3개) 활동을 선정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6개의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데 있어 이를 전담할 인력이 부족하다. 마을미디어에 대한 행정적 차원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다보니 인력 지원이 어렵다. 마을미디어를 진행하는 공동체에서 전담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지만, 마을미디어간의 네트워크와 활동을 정리하고 전파하기에는 버거운 실정이다. 그래서 마을미디어지원센터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설립하는 방향을 설정하였다.


 그러나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설립은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방자치단체와 마을공동체지원내에서 마을미디어 지원에 대한 공감대가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행정 절차적인 문제도 있음을 확인했다. 2014년에 바뀐 지방재정법에 의해 마을미디어센터를 설립하고 운영비를 지원 하기 위해서는 조례이상의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현재 전북과 전주의 경우 ‘마을만들기 조례’, ‘마을공동체조례’가 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조례에 마을미디어에 대한 항목이 명확히 들어가 있지 않아, 관련 사업을 위한 지원조직이 사업에 대한 예산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이다. 


 지원조직과 함께 지원방식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을미디어의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담보해내기 위해서는 미디어센터의 지원방식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간의 미디어센터에서 추진해왔던 공동체미디어 활동의 방식은 주로 미디어센터가 주도해서 지역주민들을 이끌어 낸 방식이었다. 그러나 서울시 마을미디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을미디어는 지역의 상황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현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영역과 연계되고 있다.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마을미디어 활동이 미디어중심적인 측면보다는 공동체활동을 우선하는 측면으로 중심축이 이동되었기 때문이다. 


 지원 방향은 자발성과 자생성을 토대로 마을미디어의 다양성과 자율성 그리고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하는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을미디어 형태의 선정, 활동의 방향, 교육커리큘럼 등에 있어 최대한 해당 지역의 상황과 요구가 보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결국 미디어센터는 마을과 주민들의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고, 잘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하는 조직이 되어야지 이끌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3. 마을미디어의 확장에 대한 고민지점 – 플랫폼과 저작권


 마을미디어 활동을 많이 만들어 내는 고민도 있지만, 이들 마을미디어에서 제자되는 콘텐츠를 어떻게 널리 알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지점이 크다. 마을미디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이미 다양한 공동체미디어 활동과 시민제작 활동들을 진행해오면 도출되었던 고민이기 때문이다. 10년 가까운 미디어센터 활동을 통해 다양한 시민제작 콘텐츠가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한 두 번의 상영과 방송 그리고 제한된 시청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시민제작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유통-확산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마을미디어 역시 마찬가지 현실이다. 마을이라는 공간안에서 마을에 대한 콘텐츠는 계속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알거나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수 있다. 마을신문의 경우 배포의 문제, 마을방송의 경우 전송수단의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을 벗어난 콘텐츠 확산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마을미디어가 독자채널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술적, 정책적 제한이 있다. 


 전주의 경우 마을미디어 콘텐츠의 확산을 위해 지역 채널과의 연대를 추진했다. 기존 지역MBC의 시청자참여프로그램과 더불어 올해초 지역 KBS의 시청자제작코너(시청자참여프로그램과 별개프로그램)의 확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지역케이블 채널과 새로운 형태의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을 편성하기로 했다. 현재 마을신문과 연계해 마을신문의 콘텐츠를 영상 뉴스 형태로 제작하여 방송하는 우동TV를 제작하고 있다. 점차 지역의 마을신문의 참여를 확대하고, 올 하반기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규마을미디어도 연계할 계획이다. 


 온라인 환경을 활용한 콘텐츠 배급도 고려 되고 있다. 우동TV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와 연동해 클립형태로 배포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마을미디어 통합 플랫폼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온라인을 통해 마을미디어 콘텐츠를 모아서 보고 검색할 수 있는 통합플랫폼 형태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시민 제작 콘텐츠 생산에 있어 기존 저작물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과 저작권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와 대응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의 생산과 배급 유통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이제는 시민들이 콘텐츠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자막, 음악, 영상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서서히 수면으로 들어나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작은영화관이 있는 9개 지역에서 주민시네마스쿨이라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이 만든 영화를 극장이나 방송, 온라인에 유통하고 있다. 그러나  화면이나 자막, 음악에 대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다. 마을미디어가 활성화되면 다양한 주민제작콘텐츠가 쏟아져 나올 텐데.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논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 미디어센터의 시민제작콘텐츠의 유통은 주로 기존 방송의 퍼블릭 액세스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 보니 저작권과 관련하여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해서 기존콘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액세스가 보장되어야 한다.


 마을미디어를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양한 고민의 지점을 정리해 보았다. 대부분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사례에서 이미 논의되었거나 논의 되고 있는 지점들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사례는 지역과 여러 상황에서 다른 고민의 지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고민과 과제들이 압축과 생략, 뛰어넘어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마을미디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전략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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