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미디어 활짝 피는 성북

    -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 개관 행사 풍경


    송주민(성북마을방송 와보숑)


     바야흐로 ‘마을’이 커다란 흐름으로 회자되는 시대, 미디어도 마을을 주목하며 하나 둘 싹이 피어오르고 있죠. 서울시에서는 3년 전부터 마을미디어를 지원하는 사업들을 전개해 왔고요. 이제 드디어 자치구 단위에서도 주민들의 마을미디어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중간지원조직이 탄생했습니다.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 개관. 2015년 4월 25일 토요일, 화창한 봄날 오후에 성북구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입주해 있는 곳) 2층 마을방송 스튜디오 일대에서 진행된 행사장 풍경을 지금부터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이날 개관식과 개관기념 ‘마음 마을 토크 콘서트’는 성북구청이 주최하고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와 성북마을미디어네트워크에서 공동 주관했는데요. 특히 토크 콘서트는 성북구의 다양한 마을미디어들과 공동으로 기획 및 진행하는 모습이었어요. 엶엔터테이먼트, 와보숑, 성북공동체라디오, 삼태기 마을 등등. 그리고 성북동천, 성북 나눔의 집, 성북신나, 언니네 마당, 우리동네 능말, 장애인문화예술판, 함께하는 성북마을문화학교는 간행물 전시로 함께 참여했습니다. 나아가 행사장 곳곳에 배치된 주민들, 생중계 카메라를 잡은 실버 주민기자, 방송실에 앉은 청년 주민스텝, 토크쇼 MC를 맡은 여성 주민 진행자 등등을 중간 중간 바라보는 것도 행사를 바라보는 묘미 중 하나였어요. 




    [개관식 풍경] “철저하게 ‘지원’에 초점 맞출 생각”


     지난 2005년부터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 내에 설치되어 성북구청 직영으로 운영되어 온 이 센터는 무려 ‘전국 최초’ 사례라고 합니다. 행사장에서 주민들 앞에 선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앞서 생겼지만, 이곳은 지원센터의 기능과 스튜디오, 장비, 영화관, 각종 멀티미디어실 등이 구비된 종합적인 마을미디어 지원기관으로는 전국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도 주목 받는 사례가 되도록 힘써 나갔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안 그래도 ‘전국 최초’를 좋아한다는 구청장(?)으로 지역사회 인사들이 우스갯소리를 하곤 하는데(성북구에는 친환경급식지원센터, 인권영향평가 등 최초로 설치 및 시행한 사례가 적잖이 있어요), 이번에도 자부심을 한껏 담은 목소리로 설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어 주민과의 열린 대화에 나선 김 구청장은 “결국 이 공간은 주민 여러분들이 주인공이고 여러분들의 장”이라며 “방송국 자체의 크기는 작지만, 다양한 이야기와 사연들이 넓고 크게 소통되는 공간으로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요. 이 센터의 총괄 운영 책임자인 박민욱 센터장도 ‘멍석깔이’ 역할을 자임하겠다며 말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철저하게 ‘지원’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이미 시작됐고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주민 여러분들의 활동이 더 풍성하게 꽃 피울 수 있도록. 스스로 자기 목소리, 일상의 재미난 혹은 심각한 이야기까지도 스스럼없이 소통되고 전달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주도’보다는 ‘판’을 깔아주기 위한 활동을 할 것이며, 물적, 양적, 나아가 마음의 지원까지도 아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김근순 성북IT실버센터 주민기자는 “우리 주변 구석구석의 이야기들, 공중파에서는 다루지 않는 숨겨진 사연을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해 전할 수 있다는 게 마을미디어의 매력”이라며 “특히 장애인, 서민들의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세상에 드러날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청년으로서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는 엶엔터테인먼트 함효원 활동가는 “누구나 쉽게, 각자 살고 있는 동네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미디어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재미이자 보람”이라며 “앞으로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어요. 


     최성은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이사장은 “마을미디어는 공동체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라고 말하며 힘을 실었고요. 박원순 서울시장, 이주훈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 가수 배기성씨, 코미디언 김미화, 이홍렬 씨 등은 영상편지를 통해 개관을 축하했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성북구 주민들을 비롯해 마을미디어 활동가, 관계 지원기관, 공무원 등 200명이 참여해 센터의 개관식을 함께 축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토크 콘서트] 중학생부터 어르신까지, 좌충우돌 사연들


     떡케익 커팅식을 끝으로 개관식을 마친 후에는, 마을미디어 식구들이 직접 준비한 ‘마음 마을 토크 콘서트’가 이어졌는데요. “마음이 모여 마을이 됩니다”라는 문장이 성북구 마을만들기사업의 슬로건이라고 해요. 주민 공모를 통해 정해졌다고 하네요. 이 정신을 이어 받은 토크 콘서트에 세 명의 진행자가 등장했습니다. 성북공동체라디오의 김수현,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의 김현미, 그리고 엶엔터테인먼트의 김재성 진행자까지!


     순간, “집에는 들어가세요?”라는 김재성 진행자의 질문이 던져졌는데요. 와보숑에서 촬영자로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장남순 주민기자에게 던진 질문! 답변이 더 가관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남편이 (집안일을) 다 해줘요”(웃음). 

     마을미디어의 꿈나무, 청소년 미디어 교육을 함께한 이예림(개운중) 학생은 “개인적으로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요. 이에 김현미 진행자는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이 입시 공부에 바쁜데, 예림 학생은 자신의 꿈을 마을에서부터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고 덕담을 했습니다. 


     지난해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연으로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장남순 기자는 “현장에서 2~3시간을 넘게 고생고생해서 촬영을 하는 적도 많은데, 정작 편집본에는 단 30초가량만 나올 때는 허탈할 때가 많았다”며 “올해는 노하우를 좀 더 발휘해 ‘핵심’만 잘 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어요. 정릉의 마을잡지 우리동네 능말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상림 주민기자는 부족한 예산 때문에 고생한 하소연을 전했습니다. 



     “지난해 기대했던 것보다 지원예산이 축소돼서 마을잡지 발행을 위한 인쇄비용 등을 자체 충당해야 했어요. 그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각 행사장을 돌면서 한과 등등을 판매하는 것이었죠. 그 판매수익금으로 부족한 예산을 메워 잡지를 만들었어요. 당시에는 팔러 다니는 게 매우 힘들었는데요. 지금 돌아보니 또 추억이네요.”


     이어 그는 “퇴근하고 다들 힘든데 기획회의하고, 심지어 가족들까지 내팽개치다시피 하며 활동을 했는데, 센터에서 앞으로 잡지나 신문 등 인쇄매체에도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모습을 전해와 감동을 받았다”며 “주민들에게 센터의 존재가 감동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어요. 마지막으로 이예림 학생은 짧게 뼈있는 말을 던졌어요. “앞으로 없어지지 않고 계속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날의 특별 게스트로는 가수 신대철 씨가 등장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어요. “세상을 밝게 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문화인데요. 이 문화를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나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북구가 전국에서 ‘1등’이 아니라 ‘가장 훌륭한’ 마을미디어들을 만들어 가길 기원합니다.”



     토크 콘서트 중간 중간에는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활동 공연 팀들이 행사에 흥을 더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뽕짝뽕짝 중창단, 우쿨렐레 공연을 펼친 나눔소리, 성북주니어합창단 등이 그 주인공들이었고요. 보통 행사에 출연하는 전문 가수 공연팀을 대신해, 센터의 출발에 활기를 불어넣는 분위기였어요.


     앞으로 성북마을미디어지원센터는 주민들이 직접 영상, 라디오, 영화, 신문, 잡지 등을 제작하고 공유하며 널리 유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마을미디어 교육, △마을미디어네트워크 지원, △마을미디어 활동 지원, △마을미디어 콘텐츠 유통 지원, △안전자치 미디어 네트워크 지원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성북구에서 마을미디어를 활짝 피워보고자 노력하고 있거나 처음 시작해보려는 주민 여러분이라면, 이제 닻을 띄운 이 지원센터를 적극 활용해보시길. □



    [필자소개] 송주민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에서 활동 중. 주민기자, 편집자, 기획책임 등으로 '대세'를 이루고 있는 아줌마 동료들 속에서 드문(?) 청년으로 함께하고 있다. 






    Posted by 마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