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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8월_이슈] 창신동 주민들의 새로운 활력소! - 창신동라디오 덤이 아트브릿지와 손잡고 공간을 열었어요

by 공동체미디어 2014. 8. 28.


창신동 주민들의 새로운 활력소! 

- 창신동라디오 덤이 아트브릿지와 손잡고 공간을 열었어요


양승렬(동작FM)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고 그것을 남들과 끊임없이 나누면서 스스로 삶의 재미를 찾아가고 자기 안의 행복을 쌓아가는 정열적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넘치는 열정 안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어떤 따스함과 소박함, 촌스러움이 나는 무척 사랑스럽다. 자기 삶의 한 조각에 방송에 대한 고민과 노력을 더해서 사람냄새 가득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마을미디어 주민DJ들의 모습은 존경심과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자리에서 하루하루 자기 역사를 쓰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직접 본인의 언어로 표현하고 외부와 소통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면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창신동은 종로구와 동대문구의 경계에 위치해 있고 행정구역상으로는 종로구에 속해 있다. 하지만 생활권은 동대문에 더욱 가까운 곳이다. 동대문 패션타운에서 유통되는 의류 물량의 상당부분을 이곳 창신동에서 봉제/납품하기 때문이다. 내 기억 속의 동대문은 중학생 때 한창 옷을 사러 다녔던 대형 패션몰의 화려하고 복잡한 모습이다. 그리고 그 또래의 친구들이 유행처럼 그러하듯이 브레이크 댄스에 심취해 있던 나는 패션몰 앞에서 춤을 추는 비보이들을 보면서 되지도 않는 꿈을 꾸기도 했다. 좀 엉뚱하긴 하지만 그때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동작구와는 다르게 동대문 같은 곳은 사람은 전혀 살지 않고 큰 패션몰이나 시장만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었을 무렵 전태일, 평화시장, 청계피복노조 이런 이름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동작FM과 절친 방송국으로 지내고 있는 창신동라디오방송국 덤(이하 덤)도 이곳에 있고 이렇게 소개글도 쓰고 있으니 나름 인연이 깊은 곳 같다. 

  



▲ 덤을 만든 창신동의 주역들


  그렇게 장사하는 사람들과 옷가게만 있는 줄 알았던 그곳에 ‘세계 유일의 봉제미싱사 방송’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자타공인 서울마을미디어의 신예(!)로 떠오른 덤이 있다. 마을방송을 통해서 삶의 즐거움을 ‘덤’으로 얻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덤’으로 나눠주고자 하는 덤은 동작FM과 비슷하게 2013년 초에 활동을 시작하여 지역주민들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는 팟캐스트형 지역공동체 라디오방송국이다. 동작FM이나 덤처럼 주파수도 없고 생긴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이런 마을방송국은 자본력도 없고 기술력도 없지만 가지고 있는 열정 하나는 거대한 지상파 방송국 남부럽지가 않다. 하지만 우리들의 그 열정을 담아낼 안락한 둥지조차도 제대로 없는 게 현실이라서 안정적으로 방송을 녹음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던 중 덤이 올해 봄부터 뭔가 작당모의를 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무척 궁금해 하고 있다가 지난 7월 27일 창신동 골목길에서 드디어 그 결실과 마주했다.




 동대문역 1번 출구를 나와 창신동 골목길에서 만난 덤의 수강생 모집 현수막




 창신동 골목길에 걸린 덤의 집들이 초대 현수막과 사진전시를 보고 있는 지역주민


  덤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의 도로명주소는 ‘창신길 119’이다. 동대문역 1번 출구를 나와서 작은 봉제공장들이 밀집되어 있는 창신골 언덕길을 한 5분쯤 걸어서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도로명주소에서 알 수 있듯이 ‘창신길’ 외에 아무 것도 붙지 않는 그야말로 창신동의 메인 스트리트라고 할 수 있다. 주소 외우기도 정말 쉽다. ‘창신길 119’. 화재신고는 119로, 소통의 갈증을 달래고 싶은 지역주민은 창신길 119로 찾아오면 될 것 같다.  




  (before) LG전자 간판을 달고 있지만 그 안은 봉제공장이었다.




  (after) 문화예술사회적기업 아트브릿지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덤은 서울시에서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주민활동을 지원하는 ‘2014년 주민제안사업 제1차 지원’에 선정되어 공간을 조성했다. <산증인 프로젝트>라는 다소 비장해 보이는 이름의 이 주민제안사업은 다목적 문화예술 공간의 조성과 운영을 통해서 더불어 사는 창신동을 만들고 서로가 서로의 삶에 산증인이 되어주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사운드 전문 기술교육을 실시하여 주민들을 마을미디어 활동으로 초대하고 지역주민들이 직접 노래나 악기연주를 하고 녹음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전문가나 특별한 재능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만이 음반을 제작하고 공연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생활예술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또 ‘봉제마을 살 길 찾기’라는 지역 특화된 이슈를 통해서 주민들이 고충을 토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다양한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그야말로 창신동 주민들의 확성기이자 소통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 같다.




  덤의 든든한 동반자인 문화예술사회적기업 ‘아트브릿지’




  시루떡과 막걸리로 소박하게 고사를 올리고 있는 창신동 사람들


  덤의 진면목은 집들이 축하손님들을 보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예산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공간을 새롭게 조성한 것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지역주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다양한 사람들에게 참여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덤을 느낄 수 있었다. 덤의 집들이 행사는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지역주민들이 참여하여 한바탕 흥겨운 잔치마당이 되었다.




  축하 메시지를 적고 있는 창신동 어린이




  행사 사회를 맡은 덤의 같이가면(조은형)님과 아트브릿지의 뭉치(신현길)님







 축하공연 : 해송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 지난하 선생님의 민요, 같이가면&조르바의 어쿠스틱 공연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축하인사





  들썩들썩 창신동 골목길과 흥에 겨운 지역주민들




 집들이 행사의 하이라이트! 셔터오픈식





 ‘아트&덤’ 내부 모습. 덤은 스튜디오 안쪽을 사용하고 아트브릿지는 바깥쪽 사무공간을 쓴다


  창신동라디오방송국 덤과 문화예술사회적기업 아트브릿지가 만나 ‘아트&덤’을 만들었다. 허름한 창신동 언덕빼기 골목길의 작은 공간이지만 앞으로 이곳에서 만들어갈 두 단체의 시너지는 얼마 만큼일까? ‘아트&덤’의 집들이가 있고나서 며칠 후인 7월 29일 창신동에는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아트&덤’의 집들이에 참석했던 신중진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장(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은 창신동 주민들의 참여가 마을의 꿈과 희망이며 생명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아트&덤’이 그 역할을 담당할 소중한 공간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름은 ‘아트&덤’이지만 마음을 나누고 주민   연대의 물꼬를 트는 성격을 담아 ‘하트&도움’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멀리 동작구에서 응원의 기운을 듬뿍 담아 한 마디 외쳐본다! 우리들의 친구, 창신동라디오방송국 덤 파이팅! 


아트&덤의 집들이 소식은 창신동라디오방송국 덤의 ‘창신동 소통통(4)’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다시듣기 : http://www.podbbang.com/ch/4565?e=21456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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