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3 마중 21호 이슈]



    오늘의 교육생이 내일의 강사로! 성장하는 마을미디어 교육


    -2016 마을미디어 강사워크숍 <모든 것은 교육에서 비롯되었다> 사례 발표와 토론

                   


     강은주 (<마중> 객원 필자)



     나눔의 열정은 드높았고 배움의 열기도 뜨거웠다. 지난 5월 25일 마을미디어 강사 워크숍 <모든 것은 교육에서 비롯되었다> 참여자 50명이 마을미디어지원센터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한해 마을미디어 사업의 시작과 함께 열리는 강사워크숍은 교육에서 비롯되는 마을미디어 활동 사례를 전하는 살아있는 현장이다. 올해 마을미디어 교육 4년차. 그동안 마을미디어 초보자는 활동가가 되고, 활동가는 강사가 되었다. 오늘의 교육생이 내일의 강사가 되어 또 다른 교육을 생산하는 마을미디어 교육. 이번 강사워크숍은 교육에서 비롯된 마을미디어의 성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사례 발표에서 눈에 띄는 강사가 있었다. 마을라디오 <강서FM>의 사례를 전한 김지혜 님. 작년에 처음 마을미디어 사업에 선정되었고 첫 교육에 참여해 공간을 어떻게 마련하면 좋을지, 주변 참여자에게 묻고 의견을 구하며 교육 말미에는 답을 얻어간다며 해맑게 웃던 분이었다. 일 년 만에 <강서FM>을 개국해 지금 10개 프로그램을 방송하며 소중한 경험까지 나누어준 김지혜 님. 초보자에서 강사로 새로운 교육이 만들어진 사례이다.


                                                                 



     워크숍의 시작은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정은경 실장의 <마을미디어 교재> 소개로 문을 열었다. 그동안 마을미디어 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없냐는 요청을 수없이 받았다고 했다. <마을미디어 교재-첫걸음 시리즈>는 그런 요구와 필요로 만들어졌다. 올해 발간된 교재에는 <라디오·TV·신문>의 특성에 따른 콘텐츠 기획, 제작, 배포가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필자들은 모두 마을미디어 현장에서 발로 뛰는 활동가들이다. 그런 필자들이 집필한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사례가 녹아있다. 각 마을미디어의 조건이 다른 만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교재는 새로운 마을미디어의 환경을 여는 교육장이 될 것이다.  



    일 년 만에 번듯한 마을라디오 방송국 만들기 / <강서FM> 김지혜   


                   ▲(사진-김지혜)


     작년 마을미디어 강사워크숍에 참여한 김지혜 님은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일 년 안에 방송교육과 활동을 끝내고 주욱 가리라는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열망은 현실이 되었다. 마을라디오 <강서FM>은 3명으로 시작했다. 사업에 선정된 뒤 마을미디어 활동가 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강서구청에 찾아가 홍보와 장소 지원을 요청했다. 구청 소식지에 모집공고가 실렸고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 교육생 모집을 올렸다. 1기 교육에 25명이 모였다. 10회 수업동안 방송아이템과 기획구성안 작성 등 방송을 어떻게 할지에 집중했다. 1기 수료생으로 18명을 배출했다. 


     이 수료자들과 방송을 하기 위해 팀을 짰다. 동화팀, 역사마을이야기팀, 교육에 관심많은 팀 등 좋아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팀이 만들어졌다. 미니방송제로 모니터링을 거쳤고 작년 9월 마을라디오 <강서FM>을 개국했다. 7개 프로그램으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이 꾸준히 가려면 정기적인 방송이 되어야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고 김지혜 님은 전했다. 프로그램 별로 1주에 1회 30분 방송은 지켰고 같이 시작한 사람이 3~4개월은 방송한다는 원칙을 지켜 4개월 동안 한 명도 빠지지 않았다. 또 3~4개월마다 프로그램을 개편하는데 새로운 사람과 다양한 욕구를 넣기 위한 <강서FM>의 방법이다. 총선 때는 지역의 출마자를 인터뷰했고, 통폐합되는 인근 중학교 학부모를 초대해 사안의 중요성을 알렸다. 지금까지 3기 미디어 활동가 교육을 끝냈고 앞으로 한 해 2기 교육생을 꾸준히 양성할 계획이다. 활동가의 의지로 시작했지만 교육으로 사람을 남기며 <강서FM>은 차츰 마을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 


      

    어린이 기자가 만든 마을신문 만들기 / <마곡엠벨리 작은도서관> 김효진


                   (사진-김효진)


     마을 주민의 갈등을 풀기 위해 마을신문이 등장했다. 강서구 마곡엠벨리는 최근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신도시이다. 여러 지역에서 입주민이 오면서 단지 내 갈등이 많았다. 특히 분양인과 임차인 사이 갈등이 컸다. <마곡엠벨리 작은도서관> 관장으로 부임한 김효진 님은 이런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마을신문을 발간하기로 했다. 실제로 작은도서관이 공공성을 가지고 운영을 하면 마을 주민들에게도 유익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신문 발간을 택했다. 신문은 옆 사람에게 바로 건넬 수 있고, 대면 기회가 많아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마을 소식을 알려줄 어린이 기자 13명이 모였다. 어떤 신문을 만들지 함께 의논했다. <마곡엠벨리 나눔터>라는 마을신문 이름도 어린이들이 직접 지었다. 박물관을 취재한 뒤 자신감이 생긴 어린이들은 취재와 기사 작성에 더 적극적이 되었다. 마을 축제와 박람회에서 기자단이 마을신문 부스를 진행했다. 어린이들이 퀴즈를 내고, 신문 배포도 직접 하는 모습을 본 주민들이 관심을 가졌고, 아이들은 주민들의 질문에 답하며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 신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법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다. 

     어린이들을 독려하는 중요한 역할을 기자단 어머니들이 했다. 어머니들도 <마을신문 기획단>이라는 이름으로 회의를 했고 마을공동체 교육도 받았다. 아이들과 함께 취재를 다녔고 기사도 작성했다. 어머니들이 준비한 정성스런 간식은 아이들에게 지지와 응원이 되었다.


     마을신문 <마곡엠벨리 나눔터>를 2호까지 내며 기자단과 어머니들은 마을에 깊은 관심이 생겼다. 신문을 배포하고 나니 이번에는 마을이 신문과 공동체에 관심을 보였다. 또 평범한 사람이나 어린이도 신문을 만들 수 있는 걸 주민들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마곡엠벨리 작은도서관>은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주민 주도로 다시 시작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마곡엠벨리 나눔터>는 새로운 출발을 한다. 



    그들은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 / <행복한 사진동아리> 김수목  


                   (사진-김수목)


     강동구 <행복한 사진동아리> 교사인 김수목 님은 사례 발표보다 고민을 말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 <행복한 사진동아리>는 성인 지적 장애인 사진동아리이다. 고등학교 때 사진으로 미디어 활동을 했던 지적 장애인들이 성인이 되어 교사들에게 계속 연락을 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개인적 여가생활이나 친구와 모이는 공간이 없던 이들이 선생님들에게 전화해 다시 만나자는 요청을 지속적으로 했다. 


     성인이 된 지적 장애인들이 함께 모일 자리가 필요하다고 느낀 교사들은 강동·송파 지역 장애우들과 다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 교육을 하고 출사를 나가고, 찍은 사진으로 얘기를 나누며 사진집을 만들었다. 매번 사진집으로 활동을 마무리하기 아쉬워 간단하게 전시회를 했다. 지하철역에서 하루 열던 전시회가 3일 동안 이어졌고, 3일이 일주일로 늘어나 요즘은 장소를 대관해 전시회를 연다. 처음에 전시회를 할 때는 선생님들이 밤을 새워 준비했는데, 이제는 장애인들과 전시장 답사도 다니며 함께 전시회를 만든다.  


     사진을 찍고 전시회를 지속하며 작가가 된 장애인들이 자기들만의 공유를 넘어 마을과 소통하는 방법을 교사들은 찾고 있다. 앞으로 이들의 활동 영상을 들고 순회상영회를 할 계획이다. 지역과 마을 사람들에게 장애인들이 하려는 작업을 알리고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도 하려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사진으로 소통하는 길을 찾기 위한 이들의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어 진행된 모둠 토론은 사례 발표자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벌어졌다. 




                  (사진-모둠토론)


     <강서FM> 김지혜 님 모둠에서는 방송 대본과 홍보 방법에 대한 고민이 쏟아졌다. 미디어 교육에 사람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현수막 홍보 방법이 제시되었다. 라디오 방송에서 발성·발음이 중요하지만 마을라디오는 진입장벽이 낮아야 되는데 스피치 교육 등을 하다 보면 수준이 높아져 주민들과 멀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술보다 사람이 주인공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할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 참여자들의 공감이 이어졌다.


     <행복한 사진 동아리> 김수목 님 모둠에서는 청소년, 동포, 장애인와 활동하는 마을미디어 활동가가 모였다. 세대별, 민족적, 신체적 특성을 지닌 이들이 마을미디어를 통해 주민과 화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주고받았다. 


     <마곡엠벨리 작은도서관> 김효진 님 모둠은 신문과 잡지를 중심으로 의견을 펼쳤다. 참여자들은 디지털 시대에 왜 신문으로 활동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라디오나 팟캐스트 등은 다양하게 퍼져나가 지역민과 구체적으로 만나지 못할 때가 많지만, 신문은 직접 건네며 지역 이슈를 바로 다룰 수 있는 직접 소통의 과정임을 얘기했다.


                   ▲(사진-강사워크숍 전경)


     마을 강사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강사 한 명은 마을에 뿌린 땀과 눈물, 웃음의 결과물이다. 몇 년의 경험이 사례 하나에 녹아 있고, 무수한 실패가 성장이 되었다. 그들의 사례가 고스란히 교육이 되었다. 경험은 나누어졌고 누군가는 배웠다. 공동체의 가치로 말하자면 나눔과 공유가 곧 교육이 되었다. 이번 강사워크숍은 새로운 나눔과 공유로 북적거렸다. 올해의 마을미디어 활동도 이날의 교육에서 비롯될 것이 분명하니 <모든 것은 교육에서 비롯되었다>는 명제는 늘 옳다. □

    Posted by 마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