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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아요!

[7월_활용법] 저작권법, 마을미디어를 만나다

by 공동체미디어 2014. 7. 28.


저작권법, 마을미디어를 만나다

ㅡ‘마을미디어 활동가는 알아야 할 저작권법 파헤치기’ 특강 총정리!


이세린 (마중 편집위원)


 


  저작권 문제, 생각할수록 골치 아픈 문제입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도 그렇지만,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에게는 더욱 그렇죠. 꾸준하게 라디오, 신문, 영상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지난 7월 10일,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가 저작권법 특강을 열었습니다. 정보공유연대 운영위원인 이동길 변호사가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평일 저녁인데도 30명이 넘는 분들이 자리를 지켜주실 정도로 인기가 많았죠! 미처 못 오신 분들을 위해, 또 다시 한번 강연을 돌이켜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강연 내용을 정리해보았습니다.


STEP 1. 저작권법 관련 개념 잡기


  저작권법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저작권과 관련한 개념부터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저작권법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과연 맞는지 확인해봅시다!  


   저작물 =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

   저작자 = 저작물을 창작한 자

   저작권 = 저작인격권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

             + 저작재산권 (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전시권, 배포권…)

   저작인접권 = 실연, 방송, 음반에 대해 보장되는 권리


저작권법, 아이디어가 아닌 ‘표현’을 보호한다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대상인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입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말은 ‘표현’입니다.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전의 아이디어만으론 저작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 거지요. 또 표현된 결과물이라고 해도, 누가 만들든 결과가 똑같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지 않는다고 하네요. 예를 들면 하얀 바탕에 제품만 덩그러니 있는 사진이나, 특정 양식을 따라 사실만을 전달한 보도 기사 같은 경우 말이죠.


별도의 등록 없이도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 어딘가에 서류를 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작권은 별다른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보장되는 권리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면, 대단치 않은 것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저작물이 완성된 시점부터 즉시 저작권이 보장됩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저작권이 보장되니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출처만 남기면 땡? 출처 표시는 기본에 불과하다

  자료를 인용할 때 저작자를 표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작인격권 중 ‘성명표시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 때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 표시나 Photographed by ~ 등의 표현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저작권법은 ‘무방식주의’를 따르는 법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성명표시권은 저작권이 보호하는 권리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저작자를 표시했다고 해도 다른 것들을 지키지 않았다면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때문에 별도의 허락 없이 출처만 표시하고 저작물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오래된 저작물이라도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만들어진지 오래 된 음악은 저작권 걱정 없이 마음껏 사용해도 괜찮다고 여겨지곤 합니다. 저작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저작자가 사망한 후 7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작권법에는 저작권 뿐 아니라 저작인접권 또한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먼 옛날 만들어진 클래식 음악이라도 직접 연주하지 않고 다른 이의 연주를 사용한다면 저작권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TEP 2 저작재산권의 제한, 그리고 공정이용


  이것들을 모두 지켜야 하다니, 왠지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작재산권과 관련된 부분은 돈이 오가는 문제여서 더욱 골치가 아프네요. 그런데 이 저작재산권의 경우 그 권리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비록 단서가 좀 붙지만, 마을미디어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보아요~

  (여기서 미처 다루고 있지 못한 부분은, ‘저작물의 공정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참조하세요! 보다 폭넓은 조항들을 다룰 뿐 아니라, 각종 사례들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① 정치·시사 문제, 비판해도 괜찮아

 

  제24조(정치적 연설 등의 이용)

  공개적으로 행한 정치적 연설 및 법정·국회 또는 지방의회에서 공개적으로 행한 진술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동일한 저작자의 연설이나 진술을 편집하여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26조(시사보도를 위한 이용)

  방송·신문 그 밖의 방법에 의하여 시사보도를 하는 경우에 그 과정에서 보이거나 들리는 저작물은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 안에서 복제·배포·공연 또는 공중송신할 수 있다.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

  할 수 있다.  

 

  마을미디어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그 지역의 정치인들이나 지자체를 비판하는 것이죠. 이런 경우 알아두면 유용한 조항이 제24조, 제26조, 제28조입니다. 이 조항들의 경우 어떤 저작물을 사용하는지, 왜 그 저작물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허가 없이도 저작물 사용을 가능케 하는 조항입니다. 이 조항들의 경우 영리, 비영리를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제24조의 경우 정치 연설이나 법정·의회에서의 진술을 사용할 경우에 해당됩니다. 단 ‘편집하여 이용’해서는 안 되는데, 예를 들어 연설집을 만든다거나 하는 것이 여기 해당된다고 합니다. 제26조의 경우 ‘시사보도’라는 목적을 위해 저작물을 인용하는 경우에 해당되는 조항입니다. 마을 신문에 시사보도를 위해 영상 캡처를 싣는 등, 여러 해당 사례를 생각해볼 수 있겠죠. ‘보도를 위한 정당한 범위’라는 단서에는 조금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28조의 경우 미공표된 저작물이 아니라면 보도·비평·교육·연구를 위해서 ‘인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조항입니다. 여기도 ‘정당한 범위’와 ‘공정한 관행’이라는, 좀 감이 안 잡히는 단서가 붙어있기는 합니다. 그 목적에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


② 비영리라면, 공연해도 괜찮아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ㆍ방송)

  ①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3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공연 또는 방송할 수 있다. 다만, 실연자에게 통상의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판매용 음반 또는 판매용

  영상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마을미디어를 홍보하거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마을 행사를 열 때가 있습니다. 이 때 누군가 축하공연을 한다면, 저작권법상 문제가 될까요? 제29조에 따르면, 목적 자체가 영리를 위한 것이 아니고, 공연자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으며, 그 공연으로 관객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면 어떤 음악을 사용해 공연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가게에서 음악을 틀어놓는 것이 저작권 상 문제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도 제29조 2항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게는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지만, 공연·방송을 이유로 돈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CD나 DVD등을 구매해 틀어놓은 것이라면 괜찮습니다.

  제29조의 경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연과 방송’에 해당되는 내용이라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 중이신 분들이 솔깃하셨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팟캐스트 라디오의 경우 여기 해당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팟캐스트를 방송한다는 표현을 쓰지만, 저작권법상에서는 ‘방송’이 아닌 ‘전송’에 해당되기 때문이지요. (저작권법 제2조 참조!)


③ 그래도, 공정이용이라면 괜찮아

 

  제35조의3(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① 제23조부터 제35조의2까지, 제101조의3부터 제101조의5까지의 경우 외에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보도·비평·교육·연 

  구 등을 위하여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② 저작물 이용 행위가 제1항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영리성 또는 비영리성 등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사실 아까 소개한 두 가지 경우보다 더욱 많은 경우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제35조의3,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대한 조항입니다. 비영리에만 해당되는 조항이 아니고, 인용이 아니라 ‘이용’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니 말이죠. 앞의 두 경우에 해당되는지 알쏭달쏭한 경우라면, 제35조의3에서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는지 살펴보세요. 마을미디어의 경우 대체로 공적인 목적이고, 비영리적이고, 시장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므로 공정이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특정 사례가 여기 해당하는지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저작권 문제를 막기 위해선 제시된 네 가지 기준에 최대한 부합하도록 애를 써보는 수밖에요.





STEP 3 팟캐스트와 저작권법


  팟캐스트와 관련된 저작권 문제는 마을라디오에 있어 정말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마을라디오들이 주파수를 배정받지 못하고 팟캐스트를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저작권법의 장벽 탓에 쉽사리 판단할 수 없었던 이 문제, 이동길 변호사가 이번 특강에서 명확히 정리해주었습니다. 


팟캐스트에 음악을 사용하면 저작권법 위반이다

  우선, 팟캐스트에 음악을 사용하면 불법입니다. 팟캐스트에 음악을 사용할 때에는 저작권자(작사자, 작곡자)와 저작인접권자(가수나 연주자, 음반제작자)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저작권자의 권리는 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는 음악실연자협회나 음반산업협회에 신탁되어 있어, 이용 허락은 이 협회들에게 받아야 합니다. 권리를 신탁하지 않은 극히 일부의 아티스트들을 제외하면요. 그런데 이동길 변호사가 이들 협회에 문의했을 때, 팟캐스트에서 음악을 사용하는 것을 허가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음원 사용료, 내고 싶어도 못 낸다

  그럼, 음원 사용료를 낸다고 하면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걸까요? 그것도 현재로서는 어렵습니다. 저 협회들이 팟캐스트에 사용된 음원에 대한 돈을 받으려면 별도의 ‘징수 규정’이 필요합니다. 이 규정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만들도록 되어 있는데, 관련 부서에서 아직까지 이를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실질적으로 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징수 규정이 없기 때문에 협회에서 저작권법 위반으로 소송을 걸 수도 없습니다.


30초를 사용해도, 60초를 사용해도 위법이다

  그럼, 음악을 일부만 사용하면 어떨까요? 이 역시 곡 전체를 틀었을 때와 법적인 차이가 없습니다. 30초 사용이나 60초 사용이 허용되는 곳은 멜론 같은 음원판매 사이트라, 팟캐스트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징수 규정 마련, 적극적으로 요구하자

  이런 난감한 상황,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팟캐스트에 음악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데 말이죠. 이동길 변호사는 우선 문화체육관광부에 징수 규칙 마련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규칙이 마련되지 않아서 생긴 문제니까요. 미봉책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몇 가지 소개했습니다. 송출하고 몇 주 후에 음원 부분만 삭제해 재업로드를 하거나, 유저가 올린 컨텐츠의 저작권 문제를 일괄 처리하는 유튜브에 방송을 업로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손이 많이 갈 뿐 아니라 일방적으로 비공개 처리될 수 있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에 대해 더 많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STEP 4 저작권 침해 경고시 대응 방법


  어느 날 마을미디어에 저작권 침해 경고가 담긴 메일이 도착한다면? 무척 놀라고 당황스럽겠죠. 아무리 평소에 조심한다고 해도, 또 실제 저작권법 위반을 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이동길 변호사가 정리해서 말해주었습니다.


1. 절대 쫄지 말자.

 저작권법 위반은 현재, 영리 목적을 가지고 있거나 상습적인 위반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해 제3자가 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작권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법무법인이 많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개인들에게 근거 없이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협박을 하기도 해, ‘법파라치’라고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겁먹지 맙시다! 경고를 받았다고 해서 저작권법을 위반한 것인지가 확실한 것은 아니니까요.


2. 침해인지 스스로 검토해보자.

  강연 내용이나 참고 사이트들이 많은 도움이 되겠죠? 특히나 영리 목적이 아닌 마을미디어의 경우, 공정이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검토가 꼭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민사인지 형사인지 구분하자.

  민사 소송의 경우 보통 합의를 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적은 금액으로 합의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형사 소송의 경우에는 벌금이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교육조건부 기소유예’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4. 지급명령, 형사명령 안 무섭다.

  두 가지 모두 ‘명령’이라는 단어 탓에 무시무시해 보입니다. 이미 저작권법 위반으로 결론이 난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이 명령에 이의제기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니 너무 떨지 않도록 애써 보아요.


5. 전문가에게 상담하자.

  어려운 저작권법 관련 문제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전문가의 조언이 도움이 되겠죠?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저작권법 전화상담(1800-5455)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고, 자동상담시스템도 열어놓고 있습니다. 


  누구나 고민하지만 쉽사리 접근하기는 힘든 마을미디어와 저작권 문제. 3시간의 특강을 꽉꽉 채워도 다 담기 힘든 내용을 글로 정리하다보니, 오히려 의문점을 남기지는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작권, 분명 어려운 문제지만, 마을미디어를 만들어가는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한다면 의문을 풀어나갈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저작권과 관련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들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함께 보면 좋은 자료들

국가법령정보센터 (저작권법 본문 보기) 

저작물의 공정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 (한국저작권위원회 제작)

한국저작권위원회 홈페이지

정보공유연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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