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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2월_이슈] 마을잡지, 어디까지 읽어 봤니? - 2016 마을미디어 네트워크모임 웃떠말 3탄 후기

by 공동체미디어 2016. 12. 16.

[마중 26호 이슈 2016.12.30]


마을잡지, 어디까지 읽어 봤니?

- 2016 마을미디어 네트워크모임 웃떠말 3탄 후기


황선영(성북, 무지개와 함께 마을잡지 편집위원회)



한 해의 끝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바빠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당해 지원사업을 정리하고, 결과물을 제작하고, 사업결과까지 정리해야 하는 마을미디어지원사업 참여자들도 그 중 하나이다. 그런 시기임에도 한해 동안 마을미디어를 생산하며 겪은 노하우를 공유하고, 다른 생산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마을미디어, 그 중에서도 활자매체를 중심으로 한 생산자 일곱 팀이 모였다.




▲ 상도동 그 가게, 강북구청년잡지 청년바람, 성북동천, 매거진충무로, 동작마을신문, 놀이터 알, 성북무지개와 함께.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간담회 참여자들은 회의실에 전시한 기존의 마을잡지들을 둘러보었다. 청년 문화에 단단히 따라붙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염려하게 되는 <남산해방골>, 상수 합정 지역의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월간 이리>, 금천구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은 <플랫슈즈>, 비혼여성생활잡지 <4인분말고1인분>.... 지역별로 그리고 공동체별로, 우리들에게는 참으로 많은 말할 거리와 특색이 있다는 것을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 마을미디어지원사업으로 한해 발간되는 잡지의 종류만 16여 종



오늘 모임은 서로의 취지를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두 팀씩 짝을 지어, 상대의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한 대로 전체 참가가들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짝지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노하우도 공유되었다.




  



<상도동 그 가게>

상도동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큰 틀에서, 매 호 세부 주제를 정하는데 첫번째는 ‘상도동 사람들’이었다. 두번째는 가게고 세 번째는 소설이 될 예정이다. 첫번째 호에 등장했던 사람들이 인터뷰이가 되어 가게들을 취재했다. 상도동의 청년, 가게, 소설 이 모든것은 마을과 뗄 수 없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주민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의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 잡지는 출판사 등록을 마치고 대륙서점에서 판매도 맡고 있다. 무료 배포보다 판매할 수 있는 양과 질을 유지하고, 서점에서 추천할 수 있는 책이 되고 싶다.


<강북구 청년잡지>

강북구청년 네트워크 안의 <청춘바람>이라는 모임에서 출발했다. 강북구에서 활동하는 청년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활동가들이 원래 하고 싶었던 일,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페북을 통해 나누었던 일상의 이야기들을 공유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성북동천> 

연 2회 발행하는데 현재 7호를 마쳤다. 6호까지는 정해진 코너에 맞게 글을 발굴했으나, 7호부터는 한옥이라든가 ‘성북동 가로수 사건’같이 때마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좀더 밀착하기 위해 특집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편집위원들이 기획과 구성을 담당하고 직접 글을 쓰거나 취재를 하거나 외부 기고를 섭외하는데, 항상 원고료가 너무 적은 것이 민망하다.

성북동에 네트워킹을 하고 있는 10여 곳의 가게에 비치하고 배포하는데 발행횟수가 늘수록 주민들의 반응이 생기고 참여의사를 밝히는 분들도 있다. 그럴 때마다 지역의 공동체성 의식이라는 의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매거진 충무로>

3년 전부터 발행하였으며 <인쇄마을>에서 시작하였다. 다른 마을 미디어와 좀 다른 성격이라고 생각하는데, 충무로는 상업지역이므로 주민네트워크를 형성한다기보다 쇠락해가는 인쇄거리에서 종이매체의 물성을 아끼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인쇄매체의 명맥을 유지하고픈 생각에서 제작하는 것이다. 미디어는 지속력이 중요한데 마을미디어의 지원으로 질이 상승할 수 있었다. 우리 잡지는 책과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기 표현이자 글을 발표하는 창구 역할이다.


<동작마을신문>

우리는 미디어를 공동체를 만드는 도구로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직접 우리 마을에 대한 기사를 발굴하고, 쓰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마을에 대한 생각을 하고 공동체 의식이 자란다. 청소년들과 작업하면서 힘이 들 때가 많았는데, 마을미디어지원사업이 많은 힘이 되었다. 오늘 간담회에서도 마을신문의 구성과 가독성에 대해 여러가지 노하우를 얻고 간다. 연속지원사업을 받을 수 있으면 매체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놀이터 알>

홍대 지역으로 하고 있으나 전국적으로 어디를 가도 손색은 없을 것이다. 알바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는 워크샵에서 시작해서 잡지로 연길되었다. 나와 노동, 특히 이번 호에서는 나와 가족의 문제 등도 많이 담았다. 사실 이 매거진은 지역성은 희미하다고 생각한다. 동네에는 청년이 없다. 거주하지 않는다. 청년을 마을 내에서 조직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할까?






각 팀에서 매체의 제작 취지와 특성,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도 많았고, 공통으로 느끼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이미지와 폰트 등의 사용에서 저작권 이용에 어려움이 느껴진다. 지원센터 쪽에서 이용권을 구매하거나 지원해 줄 수는 없는 걸까?”


“다양한 마을미디어를 생산하는 사람들끼리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필요함을 느낀다.”


“배포와 홍보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꼈다. 상도동 그 가게처럼 판매가 가능하다는 자체를 몰랐다(단, 수익금은 내년 사업비로 모두 사용되어야 한다). 지역매체를 생산하다보면 구청 등에서 비치를 원하는 경우가 생기거나 지자체 소식지와 겹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차라리 구청이 협약을 맺어 소식지 발행매체로 지원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 외에 주의해야 할 저작권법에 대해, 가독성을 높이는 디자인과 편집에 대해, 견적을 내는 방법이나 인쇄매체 발행 시에 겪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마을미디어 쪽에서 지속적인 교육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 등이 이어졌다. 


각자 생산하는 매체의 모습과 목적은 달랐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를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목적은 같다. 그것이 우리가 마을미디어를 생산하는 이유이다. 오늘 간담회를 마칠 즈음, 많은 것을 공유하며 돌아갔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시간이 좀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소회를 남기고 참가자들은 각자의 마을로 돌아갔다. □



[필자 소개] 황선영 (성북, 무지개와 함께 마을잡지 편집위원회)


성북동에 살고 연남동에서 활동하는 마을사업지기. 문화활동가. 올해는 [성북 마을 무지개와 함께]에서 발행하며 성소수자-비성소수자가 함께하는 <우리 여기 살紙>의 초대편집장을 맡았다. 공동체주의자며 공동체는 밥상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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