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20호 편지 2016.05.31]



    마을미디어의 힘! 느껴지시나요?

    - 스무번째 마중 나갑니다



    이주훈(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장)





     마을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마을주민들이 참여하기 시작한지 벌써 5년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처음 마을미디어문화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시민들은 오랜 열망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작가로, DJ로, PD로, 기자로서의 또 다른 열정을 불사를 수 있는 기회 말입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지난 5년 동안 마을미디어는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켰고, 마을에 그리고 우리의 공동체 서울에 작지만 소중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또한 마을미디어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자의 면면도 다양해졌습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주부에서 어르신들까지, 남녀노소 참여자의 폭이 다양해지고 넓어졌습니다. 각 마을의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전 세대와 많은 소공동체들이 마을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수용자에서 적극적 이용자로

    '커뮤니케이션 권리'로서의 마을미디어


     사실 오늘날의 미디어는 정보전달의 수단이라기보다는 엔터테인먼트의 도구이고 하루의 피로를 풀고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수단 정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행위가 갖는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가 과연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우리에게 어떤 정보와 지식 혹은 힐링을 전해줄 수 있을까요? 두 질문 모두 쉽게 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미디어 활용능력을 배우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것을 사람들에게 배포하는 이 모든 과정이 지극히 상식적인 우리의 권리라는 사실입니다. 수동적 미디어 소비자에서 능동적 소비자로 변모했던 8~90년대 미디어 운동의 흐름은 이제 누구나가 적극적 미디어 창작자이자 미디어 발신자가 되어 정보공유와 소통의 흐름을 바꾸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권리 실현을 위한 운동으로 바뀌었습니다. 선택적 수단에서 필수적 수단으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이해하고 활용하여 그 누구의 시선이 아닌 바로 나의 시선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권리, 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달하여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이러한 미디어를 통한 공유와 소통의 권리를 보장해줘야 할 사회적 시스템을 환기하고 설계해야 할 국가의 의무, 이것이 바로 이른바 제 4세대 인권이라고 불리는 커뮤니케이션 권리입니다. 신문에도 독자투고란이 있고, 전화를 받고 거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듯이, 영상과 오디오, 기타 다른 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 그리고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전수받을 권리, 마지막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공적인 매체에 접근할 권리로 구성 커뮤니케이션권리는 21세기 매스미디어 시대에 필수적인 시민권리입니다. 마을미디어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권리 실천을 위한 서울시의 능동적 노력인 동시에 원자화되고 파편화되어가고 있는 메트로 서울에서 천만 서울시민들의 공동체 회복노력을 위한 적극적인 미디어 실천입니다.



    1인미디어를 넘어 공동체미디어로


     또한 마을미디어는 아프리카TV와 같은 개인방송과도 많이 다릅니다. 1인 방송은 말 그대로 한 사람의 방송입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아닌 개인이 방송을 한다는 것때문에 비슷해보일지 모르지만, 마을미디어는 그 마을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근원적으로 달라지게 됩니다. 마을미디어에서 자신의 내적 독백은 공동체를 향해있고, 온라인에서의 활동은 오프라인의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미디어를 수용하는 대상의 범위는 좁아질 수 있지만 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내용과 질은 마을공동체 안에서 더 확장되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을미디어는 1인 재능방송이 아니라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보는 과정을 통해서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콘텐츠 제작 주체의 성장과 변화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생활공간에서 혹은 주거공간에서 공동체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 속에서 팍팍한 서울생활을 함께 이겨나갈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나게 될테니까요.



    나와 우리를 위한 새로운 도약, 마을미디어


     2015년 서울마을미디어가 만들어낸 2400개의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2400개의 새로운 삶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발견했습니다. 천만 서울인구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의 이야기지만 마을미디어가 아니었다면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을 소중한 우리 이웃들의 내밀한 고백이자, 공동체를 향한 조용한 함성입니다. 엄마와 딸의 흥미로운 밀당도 있고, 파킨슨병을 앓는 환우공동체의 어눌하지만 소중한 정보도 있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동화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 지역의 재미난 역사이야기도 있고, 맛난 음식과 함께하는 지역주민들의 즐거운 토크쇼도 있습니다. 동네의 화상경마장 설립을 둘러싼 토론도 있고, 학교 통폐합에 대한 해당 학부모님들의 날선 주장도 있습니다.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정견발표의 장도 마련되고, 경찰서장님의 동네 치안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주류미디어를 통해서는 쉽게 들을 수 없었던 내 마을과 우리 주변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음성과 영상과 신문과 잡지 그리고 사진과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참여자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을미디어를 통해 참여자들은 자신의 삶을 새롭게 디자인하게 되었고, 자존감을 되찾았습니다. 또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과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갖게 되는 효과도 생겼습니다. 그것은 나와 나를 둘러싼 주변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고, 관심을 자신만의 새로운 실천으로 연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많은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이 자신의 변화를 증언하고 있고, 마을미디어를 통해 새로이 마을 활동가로 변신한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마을미디어가 가져온 소중한 변화입니다.


     5년차를 맞이하는 2016년 올해도 마을미디어는 더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시니어 및 청년 주체들의 참여가 두드러졌고, 참여 매체도 더욱 더 다양해졌습니다. 라디오가 여전히 강세지만 특색 있는 다양한 마을잡지들이 등장하여 서울을 더 풍요롭게 하고 지역을 더 활기차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정기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30개 이상의 마을미디어 매체들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해로 만들기 위해, 조직의 비전을 구상하며 미래를 기약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새롭고 신선한 콘텐츠들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다양한 홍보 전략과 플랫폼 사업도 진행하고 있어서 기대가 큽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시민들은 마을미디어가 무엇인지, 우리 주변에 어떤 마을미디어가 있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어느 유명한 광고의 카피처럼 ‘좋은데, 정말로 좋은데...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네요.’ 아는 사람은 알고 그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는 마을미디어! 올해는 보다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들을 위하여. □




    Posted by 마중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