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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편지

[7월_편지]기억해야만 한다

by 공동체미디어 2014. 7. 28.





기억해야만 한다


 지난 4월,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 이후로 어느덧 100일이 넘게 지났습니다. 연일 세월호가 가라앉아 있는 팽목항을 보여주던 뉴스는 이제는 드문드문 유가족들의 소식을 전할 뿐입니다. 전국 분향소에 추모객들의 발길도 예전만 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제는 그만 슬퍼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때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이전으로 오롯이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 그건 아마도 힘들 것 같습니다.


 ‘세월호’를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이미 우리는 너무 큰 상처를 입었기에 그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평온한 오후에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울릴 때, 아침 출근길에 지하철이 연착으로 잠깐 멈췄을 때, 세월호 참사 이전에는 무심코 지나쳤을 일들에 대해서 이제 우리는 한번 더 주변을 둘러보게 됩니다.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 하는 두 번째 이유는 그래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번 세월호 참사가 그저 하나의 우연적인 사고라고 생각하고 지나간다면 또 다시 이런 참사가 반복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세월호 참사는 우연적 사고라기에는 이미 너무도 많은 아쉬운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배의 주인이 욕심을 조금만 줄였더라면, 어른들이 조금만 더 책임감을 가지고 사고 수습에 임했더라면 지금의 결과는 매우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세월호 참사의 상흔을 없었던 것처럼 덮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대형참사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이 참사를 잊는 것이 아니라, 더 잘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마을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지난 <마중> 7월 편지에서 언급한 바 있는 일본 공동체 라디오 ‘FM와이와이’의 히비노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재난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위험을 줄일 수는 있다. 그러기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공동체 라디오이다.” 이 말은 지금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물론 히비노 대표가 말한 재난 상황과 지금 한국의 상황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얼마나 노력하지는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둘 다 같습니다. 각 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마을미디어들이 제 2,3의 세월호 참사를 막고, 안전한 마을과 나라를 만드는데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아홉 번째 마을미디어 뉴스레터 <마중>을 보냅니다.

 


 먼저 [이슈] 첫 번째 글에서는 지난  6월에 있었던 마을미디어 공개특강 “스스로 미디어가 되자” 참여기를 실었습니다. 동네스튜디오의 김경미 선생님은 강연후기를 통해서 우리 스스로에게 미디어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이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하는 미디어 활동이 “공동체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두 번째 이슈에서는 지난 6월 26일에 열렸던 웃떠말 첫 번째 모임 참가기를 실었습니다. 웃떠말 마을미디어 네트워크 모임은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이 한 달에 한번 씩 모여서 서로 고민도 얘기하고 성과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이번에는 첫 번째 모임인 만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 ‘중랑 라디오’에서 ‘마을미디어 뻔’으로 이름을 바꾸신 이미교 선생님의 글을 통해서 만나보시기를 바랍니다. 이슈 세 번째 글에서는 마포FM에서 진행한 ‘세월호가 묻는다!’ 북콘서트 참관기를 실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과연 어떤 사회였는가에 대한 하나의 커다란 질문을 던진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살아있는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답을 해야합니다. 마포FM에서 준비한 북 콘서트 역시 이 질문에 대해 하나의 답을 찾기 위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마포FM에서는 계속해서 ‘세월호가 묻는다’는 타이틀로 12월까지 북콘서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지역 주민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도서관에서 진행하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이슈 네 번째 글에서는 전국마을신문 워크숍에 대한 글을 실었습니다. 산내마을신문의 조양호 선생님은 이 전국마을신문 워크숍의 후기를 통해서 모바일 시대에 마을 신문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2014년이 되었는데 작년과 <마중>의 코너 구성이 너무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로운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 코너는 [마을미디어 편성표]이고요. 두 번째 새코너는 [우리 지금 만나]입니다. 먼저 [마을미디어 편성표]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 각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을미디어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채널이 아직은 없습니다. 채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채널을 준비하는 동안 간단하게라도 한달동안 어떤 마을미디어 콘텐츠가 있었는지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지금 만나]는 지난 6월부터 마을미디어지원센터 스텝들이 각 마을미디어 활동 현장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이 이야기를 남기고자 합니다. 일단 2014년 신규 참여 단체 중심으로 돌고 있으니 아직 연락이 가지 않은 마을미디어 단체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리뷰]코너에서는 은평마을라디오를 다뤘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은평마을신문의 권혁신 기자님께서 은평마을라디오 녹음에 처음 참여했던 추억부터 시작해서  은평 마을 라디오의 특색을 잘 살린 리뷰를 보내주셨습니다. [인터뷰] 코너에서는 작년 <월간 이리>잡지 발간에 이어서 이번에는 라디오까지 도전하고 있는 <프로젝트 이리>를 만나보았습니다. <프로젝트 이리>는 지역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프로젝트 이리>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알아두면 좋아요!] 코너에서는 지난 마을미디어 특강2탄 저작권법 파헤치기!의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에게 저작권 문제는 마을미디어 활동이 좀 더 활발해지기 위해 넘어야할 커다란 산처럼 느껴졌었는데요. 이번 특강을 통해서 당장 그 산을 넘지는 못하더라도 산을 넘어갈 수 있는 등산로를 찾을 수 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날씨가 많이 무더워졌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동분서주하고 있을 마을미디어 활동가들. 지금도 거리에서 슬퍼하고 있을 유가족들. 그리고 우리 모두. 부디 건강하고 힘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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