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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미디어 리뷰29

[7,8월_리뷰] 마을에서 마음을 듣다 - 가재울라듸오 리뷰 마을에서 마음을 듣다- 서대문 가재울라듸오 리뷰 김희정 (가재울라듸오 애청자) 학창시절, 라디오는 내 마음의 안식처 같은 곳이었다. 남 다른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그래도 라디오와는 늘 함께 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 라디오는 내 마음을 들어주는 친구였고, 전화 연결이 되면 선물도 주는 산타 할아버지 같은 존재였고, 매일 밤 공 테잎을 넣었다 뺐다 하며 녹음도 하는 음악창고이기도 했다. 지금 떠올려보니 라디오와 함께 한 일상이 참 재미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보다 일찍 결혼을 해 치열하게 살며 음악을 듣는다는 것이 사치였던 시절은 가고 어느덧 진득하니 앉아 누군가의 이야기에 내가 공감하며 웃고 우는 날이 찾아왔다. 이제는 차에서 맘껏 라디오 주파수를 바꿔가며 들을 수도 있고, 설거지 하며 듣기도 .. 2015. 9. 8.
[6월_리뷰] 존재, 그 이상의 감동 존재, 그 이상의 감동- 은평시민신문 100호 리뷰 김경미(동네스튜디오) 신문을 훔쳤다. 은평시민신문을 처음 만난 건 내가 살던 다세대연립주택 우편함이었다. 내 옆집에 윗집에 누가 사는지도 알지 못하는데, 연립주택에 호수 없이 도착한 신문은 별 수 없이 공용함에 며칠째 방치되고 있었다. 타블로이드판형의 신문에는 지역의 현안을 취재한 이야기들이 빼곡했고, 마을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있었다. 일단은 같은 곳에 살고 있는 누군가, 혹은 이전에 살았던 누군가 이 신문을 구독중이라는 사실이 위안이 되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이웃, 은평시민신문을 통해 비로소 내가 ‘거주’하고 있는 마을에서 ‘살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톡이 왔다. 메르스가 서울 강남지역을 휩쓸고 전국으로 퍼져나가 대책 없는 불.. 2015. 7. 11.
[5월_리뷰] 다른 서울을 여행하는 분들을 위한 가이드북 다른 서울을 여행하는 분들을 위한 가이드북- 마을미디어 가이드북 리뷰 양제열 (용산FM) 방콕을 여행하다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맸을 때였다. 나는 가이드북에 나와 있지 않는 좁은 길목에 접어들었고, 거의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배도 고프고 발도 아파서 어쩔 수 없이 노점상에서 밥을 시켜 먹는데 햇살은 투명했고 바람은 시원했고 밥은 맛있었다.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나왔다. ‘뭐 어때?’ 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느긋해지니 내가 가이드북이 안내하는 명소와 명물들이 정말 거기에 있는지 확인하는 여행을 하고 있었다는 깨달음이 왔다. 그러자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경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그 공간에서 보내는 순간들을 즐겨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그 이후로 나는 여행이 끝날 때까지 가이.. 2015. 5. 29.
[1,2월_리뷰] 마을, 영화, 남겨진 이야기 마을, 영화, 남겨진 이야기- 마을영화 리뷰 : (2014, 푸른영상&가족의 힘), (2014, 노들장애인야학) 이인현(객원필자) 삶의 의미를 알려고 할수록 삶은 더욱 자신의 모습을 감춘다. 어떨 때는 우리가 삶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의미를 완전히 모른다는 것. 그 사실을 아는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의 삶도 알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의 삶은 오죽하랴. 하지만 영화는 종종 우리를 우리가 알 수 없는 다른 사람의 삶으로 데려간다. 지금부터 소개할 두 개의 영화에서 나는 내가 겪을 수 없는 삶을 보게 된다. 가족의 힘 누군가의 사망 소식을 전화로 듣는 중년의 여자. 아무도 없는 텅 빈 장례식. 잘못 뽑힌 영정 사진. 고성이 오가고 돈을 빌려달라고 붙는 취객들. 거실을 차지한 빚쟁이들. 이.. 2015. 2. 10.
[11,12월_리뷰] 라디오로 만드는 소외된 이들의 ‘작은 연못’ 라디오로 만드는 소외된 이들의 ‘작은 연못’ - 다큐멘터리 리뷰 류미정(미디어나눔모임 마루) 편집자 주 (감독: 이강길, 출연: 안병천, 유의선)은 금천구의 노점상들이 모여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미디어나눔 모임 마루’의 류미정 님이 이번 영화를 보고 리뷰를 보내오셨습니다. 2014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거리 속 작은 연못’의 이강길 감독을 만나봤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로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강길 감독의 아지트는 관악구 중앙동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털털한 외모에 모자를 눌러쓴 모습이 감독이라기보다는 마치 동네 오빠처럼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요? 까칠해 보이는 눈빛이 살짝 낯가림 하는 듯 해 보였지만 한 시간 정도 인터뷰를 통해 소탈한 면을 볼 수.. 2014. 12. 22.
[11,12월_리뷰] 사람과 마을, 도시를 잇는 끈 “마을미디어” 사람과 마을, 도시를 잇는 끈 “마을미디어” ㅡ'월간 이리' 리뷰 안보영 월간이리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경복궁 옆 통인동의 ‘가가린’이라는 자그마한 책방의 무가지 코너에서였습니다. 분량도 두툼했고 촌스러운 듯 멋있는 표지가 시선을 끌었습니다. 더군다나 무가지라니, 뭐 별거 있겠나, 광고가 삼분에 일은 차지하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펼쳐보니 내용이 에이포지 30쪽 내외 분량으로 꽉 차 있어 이런 책을 왜 공짜로 배포하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였습니다. 월간이리에는 음악, 영화, 건축, 사진, 미술 등 예술의 각 분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실려 있었습니다. 책을 순식간에 다 읽고 덮었을 때에는 가슴속에 뭔가 따뜻함이 전해져 왔습니다. 기고자들의 친절함과 편집자의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2014. 12. 22.
[10월_리뷰] 남들이 어떻게 하건, "중랑이래요" 남들이 어떻게 하건, "중랑이래요"-중랑구 마을미디어뻔 매체 리뷰 이현숙 (마을미디어뻔) ‘사람 냄새’가 나는 중랑 중랑구에는 ‘면목역’이 있다. 신내동 아파트 단지와 묵동, 혹은 중화동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7호선이 지나가는 길. 몇 십 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조금은 낡고 후미지고 좁은 도로 ‘면목로’가 지나가는 곳에. 나름 분수대와 조각품이 어우러진 광장도 있다. 수시로 종교 단체에서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도 하고, 각종 복지 단체에서 나눔 마당이나 바자회도 열고, 올해 4월과 5월에는 촛불도 매일 밝혀져 있던 곳이다. 나는 면목역 광장에서 중랑의 사람들을 본다. 지하철에서 막 올라온 할머니는 길을 찾아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노점에서는 맛있게 달궈진 꼬치구이 냄새도 난다. 자전거가 너무 많아 2중 .. 2014. 11. 7.
[9월_리뷰] 성북동 사람들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 2호> 리뷰 성북동 사람들- 리뷰 서순정( 독자) 조금 오래된 드라마를 보면 비싸 보이는 소파에 앉아 다이얼 돌리는 고급전화기의 수화기를 들고 "네~ 성북동입니다" 라는 말은 하는 사모님들이 나오는 장면들이 있었다. 내게 성북동의 첫 인상은 그렇게 드라마에서 부유층이 사는 동네라는 것이었다. 그런 성북동 주변으로 이사 오게 되고 “소셜다이닝 집밥모임”에서 알게 된 성북동 마을 투어 프로그램을 접하고, 나는 혼자서 돌아보던 골목을 "함께"다니게 되었다. 혼자서 마주하는 골목골목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런 골목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기분은 나누어 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을 골목을 함께 다니면서 만나게 된 인연들을 통해서 '성북동 사람들의 마을이야기'라는 마을 잡지를 알게 되었다... 2014. 10. 12.
[8월_리뷰] 일터와 삶터를 동시에 바꾸는 노동자협동조합의 도전 - 다큐멘터리 영화 <워커즈> 리뷰 일터와 삶터를 동시에 바꾸는 노동자협동조합의 도전- 다큐 리뷰 송주민(성북마을방송 와보숑TV) 다큐 는 이웃나라 일본의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어쩌면 우리와 이렇게 비슷할까. 커다란 절구를 놓고 떡메치기를 하는 전통 행사 풍경. 등장인물들의 외모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구분을 짓기 힘들다. 보이는 모습 이면에 드리운 속사정도 우리의 이야기 같다. ‘과로사’로 상징되는 피로사회, 소외된 노동, 돈의 노예가 된 팍팍한 일상, 재개발로 붕괴되는 지역사회 관계……. 사실 세계화된 신자유주의 시대에,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로 직면한 보편적인 풍경이기도 할 것이다. 는 그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으로서 일본의 노동자협동조합 ‘워커즈 코프’의 사례를 보여준다. 워커즈 코프는 너, 나, 우리 자신이 주인공인 주체성 있는 노동과.. 2014.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