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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8월_인터뷰] 마을의 보물을 찾고, 만들다 : 강동시민회 청소년 미디어교육 현장 탐방기

by 공동체미디어 2013. 9. 3.


<인터뷰> 코너소개

마을미디어 활동 잘하고 계신가요?^^ 직접 찾아가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들어보겠습니다.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뉴스레터 '마중' 2호 2013.08.31]

 

마을의 보물을 찾고, 만들다

: 강동시민회 청소년 미디어교육 현장 탐방기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스이 (<마중> 객원기자)

 

 

지역 시민단체에서 청소년 미디어교육을 진행하다니, 괜찮을까. 좀처럼 발견되지 않던 접점을 의문부호로 남긴 채 지도를 따라 도착한 곳은, 동네 시장 안 아담한 마을 도서관("함께 크는 우리 도서관")이었다. “우리마을 보물을 찾아서라는 청소년 마을미디어교육이 진행되는 공간이라고 했다. 평범해 보이는 아저씨 한 분과 아주머니 한 분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스이: 우선 자기 소개를 해달라.

 

박성식(이하 ''): 열린 사회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오래된 회원인데 자원봉사자이다. 따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도서관이나 해 뜨는 집에 참여하다가 시민회 운영위원도 됐고, 대표도 된 거다. 대표는 약 10년째 하고 있다. 너무 오래되기는 했다. (웃음) 작년까지 이 곳 함께 크는 우리 도서관관장을 하면서 도서관에서 다양한 모임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역 마을모임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손향순(이하 ''): 마을미디어교육의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다. 작년에 상일동 꿈꾸는 서당, 이라는 청소년 인문학 서당을 아는 분과 함께 만들었다. 처음에는 집 근처 학원을 빌려서 수업을 했는데, 마침 수업하시던 어머니 몇 분 덕에, 함께 크는 우리 도서관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수업을 이 도서관에서 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도서관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도 좋고 여기서 하는 여러가지 프로그램도 좋았다. 처음에 서당 수업으로 시작해서 화모니라는 가족합창단 모임도 하고 '함께 크는 보물탐험대'라는 역사 탐방 모임도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다른 직업이 있는데, 여건이 되면 참여를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웃음)

 

: 동아리 모임을 하시는 걸 보면 평소 너무 열심히 하셨다. 그래서 미디어교육 코디네이터 직을 제안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도서관을 이용하시던 어머니들이 도서관에 애정을 갖게 되면서 관장도 하시고, 운영위원도 하시고 그렇게 되더라. 우리는 사실 평범한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이다. (웃음)

 

 

스이: 열린사회시민연합 강동송파지부(이하 '강동 시민회')에서 진행하는 교육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마을미디어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는가. 단체 소개도 함께 해달라.

 

: 열린사회시민연합은 1998년 창립 당시 10개 지부가 있었는데 현재 다섯 개 지부가 활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 여기는 강동송파지부이다. 강동시민회는 주로 어린이 도서관 사업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곳 '함께 크는 우리 도서관'이 있고 또 구에서 위탁 받아 진행하고 있는 '웃는책 도서관'이 있다. 방과후 어린이집도 운영하고 있다. 제일 활성화된 사업은 '해뜨는 집'이라고 하는, 무료 집수리 자원활동하는 모임이다. 주로 이 곳 함께 크는 우리도서관이 강동시민회에서 진행하는 민주시민 교육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열린사회시민연합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자원봉사, 시민교육, 주민자치의 3대 사업을 주축으로 지역에서 풀뿌리 자치 단체 활동을 해왔다. 우리 단체 역시 마을 만들기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그런 연장선상에서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마을 공동체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마을 미디어 쪽은 강동구에 준비되어 있는 것이 없었다. 마포 FM 같은 라디오 방송국이나 마을 신문, 마을 미디어 공방 같은 시설이 없어서 많이 안타까웠고, 그 동안 기회를 보고 있었다.

 

마을미디어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네트워크 중에서 친하게 지내던 강동구통합학부모회(이하 '강동 학부모회')였다. 강동 학부모회는 지난 1,2기 마을미디어사업에 참여했는데 우리 쪽에 이런 사업에 참여해보면 어떤가 하고  제안해주었다.  

 

 

스이: 처음 시작한 마을 미디어 교육 사업인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이유가 있었는지?

 

: 우리 단체 같은 경우 도서관을 통해서 어린이 청소년들이 많이 있다. 예전에 청소년들 대상으로 '1318 놀이터'라는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적이 있다. 그 때는 청소년들이 영화에 대해 배우고 제작하는 것을 교육청 사업으로 간단하게 했었다.

 

도서관이 오래되다 보니, 도서관에서 자란 아이들 중에 청소년이 된 아이도 꽤 있고, 대학에 간 아이도 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청소년 사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역적으로 이 곳 강동 쪽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상당히 많다. 학교가 많고,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청소년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고, 청소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동아리 공간도 부족하다. 특히 동아리네트워크 하는 친구들 중에서 댄스 동아리나 연극 동아리 같은 경우는 연습 장소를 찾기도 힘들다. 청소년 수련관이 있기는 하지만, 유료로 한정적으로만 빌릴 수 있다. 공간과 관련해서 이런 어려움들이 있었다.

 

더욱이 마을 공동체에서 청소년들이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마을 축제를 하는 경우에만 한시적으로 청소년 동아리가 참여하는 정도였다. 작년 축제 때는 청소년 동아리에서 아예 컨셉을 짜서 본인들이 축제를 준비하게 하게끔 해줬더니 아주 잘하더라. 그것을 보면서 결국 청소년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공간 등의 지원만 해주면 아주 잘해낸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영상, 마을 미디어 활동에 관심 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소년 모임의 기본적인 풀이 있었던 거다.

 


-손향순 선생님과 박성식 대표-



스이: 앞으로 마을 미디어 사업을 지속할 계획인가.

 

: 지금 청소년들이 3기 수업을 듣고 있는데, 이후에는 그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4기에도 그 내용으로 지원한 상태다. 그 내용이 사실 연결되는 거다. 마을에서 이뤄지는 사업들을 하다 보면 청소년들을 다루기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특히 사춘기의 청소년들과 같이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어머니들이 매우 힘들어 한다. 평소에 모범적인 청소년인데, 그 부모님은 그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아이들은 영화 동아리 활동을 지속할 것이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부모와 아이들 간 관계도 좋아지고, 재미있는 컨셉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이번 4기의 주 사업 내용은 엄마들이 영화를 배우고 청소년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부모님들이 청소년들과 같이 영화 제작도 하고, 마을 미디어 공방으로 발전시킬 가능성 또한 보고 있다. 3기 사업에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가능성을 보았다.

 


-프리미어 수업중인 학생들-


 

아이들이 오기 시작했다. 7시에 시작하는 수업에 맞춰 오느라 저녁을 미처 먹지 못한 아이들에게, 손 선생님은 미리 사둔 밥버거를 나눠주었다. 밥버거를 맛있게 먹는 시간을 틈타 몇몇 참여자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학생인터뷰 1 - 김태국 학생 ( 1)]

스이: 자기 소개와 이 수업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 말해달라.

 

김태국(이하 김): 이름은 김태국이고, 고등학교 1학년이다.

 

 어렸을 때부터 감독이 꿈이었다. 아버지께서 영화를 좋아하셨고 집 앞에 비디오 방이 있기도 해서 영화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많았다. 영화를 보다 보니 재미도 있고 관심도 생겨서 초등학교 때부터 영화 감독이 하고 싶어졌다.

 

영화를 친구들과 찍으려고 했지만, 학교 생활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학원을 가야 하기도 하고… 그래서 영화를 많이 찍지는 못했다. 전문적인 장비를 활용해서 찍어볼 기회도 많지 않았는데, 마을 미디어 수업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전문적인 장비들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스이: 예전에 작품을 만들어 본 적이 있나?

 

: 친구들과 단편영화를 세 네 번 정도는 찍어본 것 같다.

 

스이: 출품해본 적도 있는가?

 

: 출품해본 적은 없다.

 

스이: 수업에 굉장히 열심히 참여한다고 하던데, 어떤 점이 재미있는지?

 

: 처음에는 딱딱한 수업인 줄 알았는데 도서관 측에서 다른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많이 만들어주셨다. 영화관도 같이 가고 밥도 많이 먹고 하면서 서로 많이 친해졌다. 지금 저렇게 웃고 떠드는 것도 다 친해져서 그렇게 된 거다. 원래는 모두 침묵이었다. 지금은 모두 친해진 게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매우 착하시다. (웃음) 감독님도 착하시고, 다 좋은 분들이다. 프로그램이 끝나가는 게 아쉽다.

 

스이: 지금 몇 강 째 하고 있는 건가?

 

: 오늘 10강 중에서 8강째 수업을 하고 있다.

 

스이: 수업 제목이 '우리 마을 보물을 찾아서'인데 이 수업을 들으면서 마을에 대해 발견한 것이 있나?

 

: 마을과 관련한 영화를 만들다 보니 마을의 풍경, 사람들을 유심히 쳐다보게 되었다. 마을에 관한 주제를 생각하다 보니 마을의 장점들도 하나씩 눈에 보이고, 한발짝 더 가까워진 것 같다. 예전에는 못 느꼈던 풍경들이나, 이런 공간이 있었다는 것, 이 시간 대 노을이 예쁘다 던지 하는 것들. 마을에 대해 좋게 생각하게 되었다.

 

-김태국 학생-


스이: 지금 기획하고 있는 작품은 무엇인가?

 

: (웃음) 마을과 별 관련이 없다. 마을 안에서 찍는 것은 맞지만, 간접적으로 담고 있을 뿐이다. 일종의 게이 코메디인데, 처음에 무겁게 가려다가 감독님이 가볍게 주제를 잡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이왕 가볍게 가는 김에 코메디로 가자, 고 생각했다. 김밥 가게나 벤치 등 마을 장소를 이용해서 찍을 생각이다.

 

스이: 장소 헌팅에 협조적이신가?

 

: 사실 그게 관건이다. (웃음) 다섯 개의 장소를 배경으로 하는데 나머지는 공공장소이고, 한 개 장소만 식당이다. 그런데 김밥 가게를 아직 못 찾았다. 9 2일까지 마감인데 장비 대여가 주말만 가능해서 이번 주말, 다음 주말 밖에 남지 않았다.

 

스이: 이 수업을 듣고 좋은 점 하나, 아쉬운 점 하나를 든다면.

 

: 좋은 점은 영화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 줬다는 것이다. 지금 강사이신 감독님도 칸 영화제 진출하셨던 경험이 있고, 쓸 수 있는 장비도 전문적이고, 촬영 스탭도 친한 선후배들이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에는 좋은 조건이다. 도서관 관리 선생님들도 좋고… (웃음)

 

아쉬운 점은 수업이 계획대로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 제시된 계획에서 못한 것도 많다. 학생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앞부분에 시간을 쓰셨기 때문인 것 같다.

 

스이: 이후 미디어 작업 계획이 있는가?

 

: 이번 수업을 통해 미디어센터에서 장비를 빌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방학 때 쯤 장비를 빌려서 친구들과 영화를 계속 찍어보고 싶다.

 

 

 

[학생인터뷰 2 - 김영지 학생 ( 3)]

 



스이: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해달라.

 

김영지 (이하 ''): 지금 상일여중 3학년에 다니고 있다. (웃음)

 

스이: 이 수업은 어떻게 듣게 되었는지.

 

: 부모님이 이 수업을 함께 만드셨다. 어머니가 구청에서 영화 제작 교육을 함께 하셨는데, 주로 어르신 대상으로 하셨다고 한다. 이 곳 도서관에서 우리 마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셨다.

 

스이: 수업을 들어보니 어떤가.

 

: 재미있다. (웃음) 영화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함께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업을 하다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지금 팀 작업 중인데, 동영상 편집과 음악 감독 역할을 맡고 있다.

 

스이: 이 수업을 들으면서 마을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지.

 

: 사실 마을에 아무리 관심이 있다고 해도 보통 사람들이 많이 아는 편은 아니다. 마을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당황하면서 대답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마을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도 좀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되고 우리 마을에 무엇이 있었나 이런 것들을 알아갈 수 있었다. 마을에 좀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든다. (웃음)

 

-김영지 학생-


스이: 수업에서 좋은 점 하나 아쉬운 점 하나씩 든다면.

 

: 좋은 점은 사람들과 역할을 나눠서 영화를 같이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참여자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인데, 좀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서 영화 제작이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스이: 지금 10주차 수업 중에서 8강이 진행 중인데, 이 수업 후에도 미디어 관련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 있는지.

 

: 마음 같아서는 지속하고 싶지만, 요즘 학생들은 너무 바쁘다. 관련된 활동을 계속 찾으려고 하고 있지만 학원 등에 다니다보면 너무 바빠서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음악을 전공할 계획이다. 영화음악도 하고 뮤지컬 음악도 만들어보고 싶다.

 

스이: 이름을 기억하고 있겠다 (모두 웃음) 

 

 

학생들을 인터뷰하던 사이, 강사인 김수진 감독이 도서관에 도착했다. 오늘은 5컷 촬영 실습을 하고, 그 촬영본으로 간단한 편집을 배워보는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5컷 촬영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고 15분의 촬영 시간을 준 후,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촬영 중인 학생들-


 

[강사 인터뷰 - 김수진 감독]

 

스이: 간단한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린다. 이 수업은 어떻게 맡게 되셨는지도 궁금하다.

 

감독: 이름은 김수진이고, 중앙대학교 영화학교를 이제 졸업했다. 두레 소리 만드신 조정래 감독님이 선배님이신데, 원래 암사동에 사셔서 이 미디어 교육을 함께 진행하려고 하시다가 이번에 양수리 쪽으로 이사를 가게 되셨다. (웃음) 그래서 선배님이 올해 초에 이 수업을 내게 제안하셨다. 당시 나는 영화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나도 원래 영화고등학교 출신이라서 그 때 생각도 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내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하겠다고 했다.

 

스이: 기획안을 직접 짜신 건가.

 

감독: 커리큘럼은 직접 짰다. 초반 5주차 까지는 마을 전문가이신 박운정 선생님과 함께 진행을 했다. 이 수업이 마을 미디어 수업이다 보니, 박 선생님이 마을 관련한 아이디어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다. 남은 5차시에는 제작에 집중하도록 했고, 현재 학생들은 팀 작업 중이다.

 

스이: 참여자들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감독: 함께 크는 도서관 측에서 공지를 해서 희망자를 중심으로 신청을 받았다. 1에서 고 2까지 받았는데, 1 4, 2 2, 3 4, 1 2, 2 2명으로 고루 섞여 있다.

 

스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감독: 꽤 재미있어 하는 것 같다. 컷과 같은 개념 설명을 할 때도 '해품달'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가지고 설명을 해주었다. 처음에는 아이들끼리 서로 친하지 않아서 서먹하기도 했는데, 4,5차시에 캠프로 진행을 하면서 1 2일 동안 놀면서 함께 작업하도록 했더니 많이 친해졌다. 직접 장비를 만져보면서 촬영하고, 직접 찍은 영상을 함께 보는 것도 아이들이 좋아한다.

 

스이: 마을과 접목을 하면서 학생들이 마을에 대한 흥미가 많이 생겼다고 보는지?

 

감독: 사실 그 점이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마을에 대한 것을 찍어야 한다,고 해서 초반 5주차 동안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를 많이 했는데 그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전지를 펴놓고 마을에 대한 이미지를 구체화해보기도 했고, 마을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더 많이 인식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다만 그런 것들이 실질적으로 제작으로 이어질 때는 어려움이 좀 있었다. 학생들이 대부분 극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데, 이제 막 마을에 대해 갖기 시작한 개념을 곧바로 영화로 표현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 일단 차선책을 찾아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되 마을이 무대가 되도록 찍어보자, 고 했다.  

 

-설명중인 김수진 감독- 


스이: 8주차 수업을 진행해오면서 그 동안의 수업에 대해 평가를 내려본다면.

 

감독: 가장 큰 점은, 아이들이 직접 촬영을 해본다는 것이다. 전문적으로 찍어볼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직접 찍어서 그 성과물을 DVD로 만들어 보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이번 시나리오에 모두 투영이 되지는 못했지만, 마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5주 간의 시간도 의미있었다고 본다.

 

또 아이들끼리 처음에는 잘 몰라서 서로 존대말을 썼는데, 조금씩 친해지고 서로 언니 오빠 형 동생 하게 되는 것을 보는 것도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 친구들과 심화 과정을 하든, 따로 친구들끼리 다른 작업을 하게 되든, 나중에도 이 관계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10주차 강의라서 뭔가 제대로 만들어보기에는 시간이 약간 부족하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한 학기 혹은 일년에 걸쳐 해야 하는 것들을 주어진 시간 내에 소화해내야 한다는 것이 아쉽다.

 

 

골방(?)에서 강사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와보니, 학생들은 세 팀으로 나누어 촬영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맡게된 배우 역할에 쑥스러워 하면서도, 연이어 NG를 외치면서도, 무척이나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흐뭇하게 웃으며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던 손향순 선생님을 마지막으로 붙잡았다.

 

 

스이: 수업 초반에는 김수진 감독님 외에도 다른 선생님이 강사진으로 참여하셨다고 하던데.

 

: 박운정 선생님을 말하는 것 같다. 박 선생님은 북부 시민회에서 활동하셨고, 이 곳에서 역사 탐방을 10년간 이끌어오셨다. 이번 수업에서는 마을 전문가 강사로 참여하셨다. 마을의 역할이 무엇인지, 우리가 살고 싶어하는 마을은 어떤 곳인지, 어떤 것들이 마을의 보물이라고 생각하는지, 마을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담당하셨던 거다. 감독님 같은 경우 영화에 대해 잘 아시지만, 마을의 역할이나 그런 구체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신다. 이 수업은 영화 안에서 마을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인데 그런 작업들을 그 분이 해 주신 거다.

 

또 아이들이 팀작업을 하면서 주제를 같이 정해나가야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어떻게 회의를 하면 좋은지 방법들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스이: 강사진을 마을 전문가와 영화 감독으로 구성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누구의 발상이었는가.

 

: 이 사업 제안서를 쓸 때 영지 어머니께서 많이 참여를 해주셨다. 그 분의 발상이었다.(웃음)

 

스이: 마을에 자원이 참 많은 것 같다.

 

: 그렇다.(웃음) 지금 4기 사업에 지원했는데, 4기에는 김명준 감독님이 강사로 와주시기로 했다. 다른 분들을 만나다 보면 강동 쪽은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다는 말을 꽤 많이 들었다. 대표님이 워낙 오랫동안 활동을 하셨기 때문에 발도 넓으시다. 아이들이 이번 작업을 상영할 곳도 이미 마련되어 있다. (웃음)

 

4기 사업에도 선정되면, 아이들 부모님들이 참여를 할 거고, 이후에는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마을 미디어를 꾸며갈 것이다. 마을 미디어 공방이 만들어지면 참 좋을 것 같다. 마을 도서관 활동이 매우 활성화 되어 있어서 참여할 사람들도 많다. (웃음)

 

 

 

동네 시장(손 선생님은 고덕시장, 이라고 알려주셨다)을 빠져나오는 동안 깔깔거리며 서로를 촬영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계속 눈에 남았다. 전혀 모르던 사이,로 만나서 함께 영상작업을 하게 된 아이들 안에 이미 마을 공동체가 움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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