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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을이야기] 영등포구 <어린이꿈터 쪼물왕국>의 우리마을 이야기 "양평동 4가 이야기"

by 공동체미디어 201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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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야기] 영등포구 <어린이꿈터 쪼물왕국>의 우리마을 이야기

  "양평동 4가 이야기"



글/ 이은숙(어린이꿈터 쪼물왕국)




영등포구 양평동4가의 한 교회 건물 앞마당에는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된 둥근 잎 느티나무가 한그루 있습니다. 미국의 선교사인 언더우드가 교육과 복지사업을 병행하며 여러곳에 교회를 세웠는데 양평동교회를 설립하면서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희귀 수목인 둥근 잎 느티나무를 가져와 심었다고 합니다. 이 나무의 수령은 95살이고 키는 15미터 둘레는 2미터 75센티 미터나 되어 하니 한참을 올려다 보아야 가지 끝을 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형 건물이 들어서고, 교회도 신축해서 나무가 자랄 공간이 부족한지 여기저기 줄기가 잘려나간 흔적들이 보입니다. 가을의 끝자락 거대한 느티나무가 떨궈 내는 낙엽들로 성가신 빗질의 일거리가 많지만, 무더운 여름 한 낮엔 이 나무 밑에서 마을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느티나무를 끼고 골목길로 들어서면 쪼물왕국 지역아동센터와 동네 아이들이 다니는 당산초등학교가 보입니다.

원래 양평이란 동네 이름은 양화나루 근처 벌판에 이루어진 마을이라는 뜻인데, 옛 지명은 너른 들판이라는 뜻의 벌말이였다고 합니다. 양평동의 자랑으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하나 있는데 선유도 공원입니다.

선유도는 선유봉(仙遊峰) 즉 신선이 놀던 봉우리라는 이름의 작은 산을 품고 있는 한강 속의 섬이었답니다. 남동에서 북서로 강의 흐름을 따라 길게 누워있는 이 섬은, 수천 년 동안 한강 남쪽 강기슭 넒은 모래톱과 거의 붙어 있었지만, 한강 지수와 서울 도시개발 과정에서 둘 사이는 조금 멀어졌습니다.



▲ 선유정에서 바라본 한강의 모습.

(사진출처: 선유도공원 홈페이지 http://parks.seoul.go.kr/template/common/open_park/photo_view_03.jsp?park_id=seonyudo&num=3199&pagenum=1)


1925년 대홍수 이후 일제가 한강 치수 사업을 한다면서 선유봉의 암석들을 채취하기 시작하였고, 해방 후에도 도시개발을 위한 선유봉 암석 채취는 계속 되었지요. 1965년 양화대교가 선유도를 지나가면서 선유봉은 대부분 허물어 졌으며 1978년 선유정수장이 설치됨으로써 선유봉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그러다가 정수장이 선유도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되고 1999년 서울시가 정수장 터를 공원으로 만들었고, 2002년 4월에 선유도공원으로 문을 열게 된 것을 계기로 선유도가 공원이 된지 올해로 10년째나 된다고 해요. 선유도공원은 과거 정수장 건축구조물을 재활용하여 국내 최초로 조성된 한경재생 생태공원으로 물 공장이 물 공원이 된 셈이죠.



선유도공원은 양평동 아이들의 놀이터로 인기가 높습니다. 양평동에서 선유도공원으로 들어가는 선유교만 건너면 바로 안전하게 도착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 없이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보인다면 아마도 대부분 우리동네 아이들이것 같습니다. 물(水특)의 공원이다 보니 특히 여름철에는 더욱 인기가 높답니다.



최근 9호선 선유도 전철역 개통으로 아파트형 공장들이 들어서고 주변에 카페를 비롯한 호프집, 그리고 도시형 생활주택들이 늘어나면서 조용한 동네가 시끌시끌 해졌습니다. 강남과 여의도로 출근하는 외국인, 수시로 드나드는 멋진 차량, 한 줄로 늘어선 카페 골목의 하얀 벤취에 앉아 인터넷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들이 다소 이국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나 산도 하나 깍여 없어지는 아픔을 겪고 지금은 아름다운 공원으로 탄생한 선유도공원과 100년 가까이 마을의 역사를 함께 지켜 온 이마을 터주대감 느티나무가 있는 양평동4가는 그래도 아직은 도심에서 찾아보기 몇 안되는 목가적인 마을일 것 입니다.






※ <어린이꿈터 쪼물왕국>의 소중한 우리마을의 이야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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